딸과 함께 점심 먹다

Photo by Kim Dong Won
2025년 12월 31일 중부고속도로에서

딸이 한해의 마지막 날에 밥을 같이 먹자고 하여 딸이 일하는 곳으로 내려갔다. 몇 년 전 방을 얻어 독립해 나갔지만 집에 자주 들렀다. 그러다 올해 지방에 내려가 일하게 되었다. 우리 집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독립하여 나간 서울의 집도 우리 집에선 1시간이 걸린다. 서울의 아이 집에 갈 때나 지방으로 아이보러 내려갈 때나 시간은 똑같이 걸린다.
딸이 보자고 하면 얼씨구나 좋다하고 얼굴 본다. 요즘은 자주 얼굴을 보지만 한동안 딸의 얼굴보는 것이 힘들었다. 6년 정도 해외 생활을 한 것 같다. 도쿄에서 대학을 다녀 방학 때 이외에는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한 해에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두 번에 그쳤다. 그 때문에 얼굴보는 것만큼 기쁜 일이 없었다.
어쩌다 여행을 가면 딸은 거의 실종 상태가 되었다. 돌아올 때까지 거의 아무 연락이 없었다는 뜻이다. 공항에서 맞을 때마다 반가움이 마음을 넘쳐나곤 했었다. 그때의 습관이 지금도 그대로인지 딸이 보자고 하면 곧바로 그래 그러자가 된다.
딸의 회사 근처에 있는 우동집에서 함께 점심 먹고 같이 올라왔다. 같이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딸은 딸의 차로, 우리는 우리 차로 각자 올라왔다. 차를 각자 몰고 다니니까 이런 폐단이 생긴다. 함께 움직이고 싶어 내가 전철로 내려갈 테니 차갖고 나오라고 했지만 결국 우리는 우리 차를 갖고 내려가게 되었다.
날이 좋아 내려가는 고속도로가 선명하게 드러난 날이었다. 2주에 한 번 정도 꼴로 보는 것 같은데 그래도 딸을 보는 일은 여전히 즐겁다. 자식은 그냥 시선을 채워주는 것만으로도 기쁨이다.

1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