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6월 1일 경기도 고양 향동의 철거단지에서
한때 테이프에선 영어를 가르쳐주겠다며 소리가 테이프를 뛰쳐나와 누군가의 귀를 채워주었다. 어떤 테이프에선 튀어나온 소리가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그러나 소리는 버림받았다. 버림받은 소리들은 이제 테이프에 납짝 눌어붙어 꼼짝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테이프의 소리에게 버림받는다는 것은 참혹한 운명의 저주였다. 그 저주를 견디지 못한 소리들은 결국 테이프를 버렸다. 그리고는 mp3로 갈아탔다. 그러나 mp3도 버리는 인간들이 나타났다. 버림받는 운명의 저주는 테이프 때보다 크게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소리는 다시 운명의 개척지를 찾아나섰다. 그리하여 클라우드 서비스로 거처를 옮기고 인간이 절대로 버릴 수 없는 스트리밍의 세상을 살게 되었다. 이제 인간은 누구도 소리를 버릴 수 없었다. 불러내 듣지 않으면 인간이 소리에게서 버림받아 잊혀지는 세상이었다. 테이프와 mp3 시절에는 소리가 인간에게 묶여 있었지만 이제는 수많은 인간이 하나의 소리에 묶여 있었다. 끝끝내 감내해야할 운명이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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