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키를 챙겨주다

딸아이에게 맥북이 생기면서
우리와 똑같은 맥유저가 되긴 했지만
윈도없이는 불편한 것이 또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어서
그 속에 윈도를 깔아주었다.
그런데 그 뒤로 딸의 맥북 앞에서 자꾸만 윈도를 열어놓고 삽질을 하게 된다.
그냥 조금이라도 딸이 불편없이 썼으면 싶어서 이다.
맥에서 맥 OS를 쓰고, 윈도 머신에서 윈도를 쓰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맥속에서 윈도를 쓰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
그러면 삽질을 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번 삽질은 맥과 윈도의 키보드가 달라서 시작되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 한하는 일이긴 하지만
우리의 윈도 키보드에는 한자와 한영 전환 키가 있다.
스페이스 바의 양옆으로 놓여있는 키이다.
키 위에 ‘한자’와 ‘한/영’이라고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Photo by Kim Dong Won

맥에는 이들 키가 없다.
맥은 어느 경우에나 스페이스 바 옆에 커맨드와 옵션 키가 자리잡고 있다.
한영 전환은 커맨드와 스페이스 바를 동시에 눌러서 하고
한자는 옵션과 리턴을 동시에 눌러서 입력한다.
맥북에 윈도를 까는데는 성공했지만
윈도를 쓸 때 한자키가 없어서 골치가 아파졌다.
다행이 한영 전환은 윈도를 깔고 나서 키를 눌러보았더니
스페이스 바의 옆에 있는 오른쪽 옵션 키가
자동으로 한영 전환키로 작동한다.
이게 왠 횡재인가 싶다.
그러나 스페이스 바의 옆으로 놓여있는 두 개의 커맨드 키는
모두 윈도의 시작 메뉴를 펼치는 윈도 키로 작동하고 있었다.
이를 자동으로 맥에 맞게끔 설정해준다는 레지스트리 파일이 있었지만
막상 받아서 해보니 되지도 않고 내가 원하는 설정도 아니다.
나는 스페이스 바 옆의 오른쪽 커맨드 키 하나만 한자키로 바꿔놓고 싶었다.
다행히 윈도를 사용하면서 키보드를 한국 것이 아니라
외국 것으로 쓰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의 변경 방법을 참고 삼아 직접 레지스트리 편집에 나섰다.

캡쳐 화면

시작 메뉴로 가서 실행을 선택한다.

캡쳐 화면

실행 창의 입력란에 regedt32.exe라고 친 뒤 리턴을 쳐서
레지스트리 편집기를 불러낸다.

캡쳐 화면

나타난 레지스트리 편집기의 왼쪽 부분에서
HKEY_LOCAL_MACHINE\SYSTEM\CurrentControlSet\Control\Keyboard Layout
을 찾아간다

캡쳐 화면

그 바로 아래 Keyboard Layouts라고 있는데
그건 건드리지 않도록 한다.
s자 하나 차이이긴 하지만 Keyboard Layout이 우리가 편집할 레지스트리이다.
Keyboard Layout를 클릭하여 선택하면
오른쪽으로 Scancode Map이란 것이 나타난다.
그걸 더블 클릭하여 연다.

캡쳐 화면

나타난 이진 값 편집창에서
기존의 값을 지우고
00 00 00 00 00 00 00 00
02 00 00 00 71 01 5C E0
00 00 00 00
을 기입하고 확인을 누른다.
이제 윈도를 재시동하면
스페이스 바 옆의 오른쪽 커맨드 키가 한자키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캡쳐 화면

메모장 열어서 실험해 보았다.
김자치고 커맨드 키 눌렀더니
金자가 화면 오른쪽 하단에 나타난다.

캡쳐 화면

아래 한글에서도 실험해보았다.
아주 잘된다.
물론 윈도 쓸 때만 이렇게 되고
맥을 사용할 때는 전혀 영향이 없다.
이번에는 맥속의 윈도에서 한자키를 챙겨주었다.
사전도 하나 챙겨줄 생각이다.
그것도 잠깐 작업을 해야 하지만
그건 맥용 프로그램이라 쉽게 할 수 있다.
돈이 안드는 것들을 골라 이것저것 챙겨서 보내야 겠다.

6 thoughts on “한자키를 챙겨주다

  1. 동원님 안녕하세요.
    맥북을 사용하다 처음으로 윈도우에 문제가 생겨 새로 설치했는데 동원님 따님처럼 옵션키로 한영 전환이 가능하나 커맨드키로 한자 전환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안그래도 윈도우 포맷하고 새로 설치하면서 순정 씨디 구하기도 힘들었고 수리센터도 근처에 없어서 많이 긴장 해 있었는데 전에는 잘먹히던 커맨드키가 왜 안먹히는지 답답하더라구요.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다가 동원님 글터에 흘러들어왔습니다. 저는 레지스트리에 키보드 레이아웃 하위메뉴중 스캔 코드 맵이 아예없더라구요. 이를 어쩌나 하다가 그냥 제가 하나 만들었더니 재시동하고나서부터는 커맨드키가 한자키로 먹혔습니다! 하핫 동원님 덕분에 살았습니다ㅜ_ㅜ 안그래도 유저가 흔하지 않은 맥이를 쓰다보면 이런점에서 가끔 당혹스러울 때가 많더라구요. 주변에서 도움을 쉽게 얻을 수 없었는데 동원님 덕분에 편안히 잘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

    1. 그게 처음에는 없는 것이군요.
      저는 이것저것 만지다 보니 생겨있었나 봅니다.
      유용한 정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같은 맥유저라 반갑습니다.
      즐거운 맥라이프 되시길.

  2. 그러고 보면 우리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컴을 다루며 최소한 3개 문자를 만지네요.
    워딩때문에 손글씨가 엉망이 됐듯이 한자 변환 땜시 축의금 봉투를 쓸 때 다시 한 번 옥편을 찾아 봅니다.ㅜㅜ

    1. 미국에 간 한국 아이가 그곳의 수학 문제를 보고 이거면 내가 얼마든지 일등한다고 생각하고 자신만만하게 시험치러 들어갔는데 그곳 아이들이 모두 계산기를 꺼내는 바람에 낭패를 보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치기만 하면 되는 시대가 되어 버렸죠.

  3. 사실 ‘컴맹’인 저로서는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기기 힘드네요. ㅠ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컴의 강국인 한국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저의 삶 속에 컴퓨터는 ‘글쓰기’와 인터넷으로 특별히 동원님의 글을 읽는 정도가 전부라고 할까요… ㅎㅎ

    어려운 용어들을 건너 뛰면서도 느껴지는 것은 동원님은 참 ‘좋은 아빠’라는 사실입니다. 동원님의 사진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좋은’이라는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두루두루 ‘좋은 사람’이라는…..

    1. 저는 컴퓨터를 무지 좋아해요. 컴퓨터를 혼자 조립해서 쓸 정도라고 할까요. 컴퓨터는 어렵기는 한데 또 재미나기도 한 것 같아요. 가장 좋은 건 역시 싸다는 것과 알고 나면 많은 자유가 생긴다는 게 아닌가 싶어요. 100만원짜리 컴퓨터 하나면 뭘 해볼 수 있는데다가 미국과도 이렇게 왕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니까요. 좋은 아빠라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게 요거라서 요거라도 해주자는 심정이랄까. 가끔 그녀가 그래요. 그거 돈 잘 벌면 그냥 사주면 되는 건데… 라구요. 제 생각은 좀 달라서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좋은 컴 사는 것만으로 필요를 채울 수는 없다고 봐요. 후후, 내가 잘하는게 좀 특별하다고 뻐기는 것 같기도 하네요. 어쨌거나 딸이 그 점에선 컴퓨터는 편하게 쓰는 셈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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