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를 지나다
창문의 한 귀퉁이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구호 하나를 보았습니다.
얼굴은 분홍빛이었는데
구호는 하얗게 외치고 있더군요.
“함께 살자 대한민국”이라고.
한해 전 촛불 시위 때 많이 보았던 구호입니다.
구호 위의 작은 스티커엔
“우리집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합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내 기억에 의하면
이 구호의 분홍빛 얼굴은
원래는 분홍이 아니었습니다.
원래는 아주 진한 붉은 빛이었죠.
그 붉은 낯빛의 구호는
이 집의 창에서 구호를 외치며
자리를 지킨 지가 꽤 오래 되었나 봅니다.
아마도 아침마다 그 구호로 아침 햇볕을 맞으며
매일매일을 열었겠지요.
(창이 동쪽으로 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붉은 얼굴이 햇볕에 많이 그을린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들은 햇볕에 그을리면
하얀 얼굴이 검게 익지만
붉은 구호는 햇볕에 그을리면
분홍으로 익어갑니다.
비 내리는 어느 날,
서울의 한 아파트 창문에서
내내 자리를 지키며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꿈꾼 구호하나가
분홍빛으로 그을린 낯빛으로
여전히 변함없는 그 날의 목소리를 하얗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렇게.
“함께 살자 대한민국”이라고.
5 thoughts on “어느 집의 창문 앞에서”
다시 또 민주 세상을 위해 싸워야 하는 시간이 오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밀실의 고문은 없어졌지만 이젠 대놓고 지 마음대로 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어요.
21세기라면 ‘함께 잘 살자 대한민국’이라는 구호가 나와야 하는데
함께 살자는 걸 보니 ‘못살겠다 갈아보자’ 바로 다음 버전이네요.
새마을 운동할 때도 잘 살아 보자고 했는데 말입니다.
그때도 삽질이더니 이번에도 삽질인 것도 똑같습니다.
멋대가리라고는 하나도 없는 놈들~
지 아들 손자 며느리 누구를 봐도 그 놈에게는 멋 대가리라고는 하나도 없는것 이 당연하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그런 후진 놈들~
도대체… 자기 자식은 몰라도, 자기의 손녀딸들에게~
‘귀여운 것들아 돈이 최고란다~ 할아버지는 너희를 위해 엄청난 돈을 모았단다~ 그래서 너희는 기름지게 사는거란다~ 방법은 중요하지 않단다~ 돈을 많이 모을수만 있다면~ 너희도 그렇게 살아라~ 돈이 최고다~ 최고~ 아니 이 할애비가 모르는 새로운 기술을 발휘해서 더 많이 남보다 더많이 나만 살면 된단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는… 아는게 그 것 뿐인… 그런 人 種 類 ….
‘할아버지는 젊을때 이런 이런 일을 했단다~ 그래서 지금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단다~ 네가 네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단다~ 늘 내 이웃을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살피고 생각했단다~ 그리고 그들의 즐거움이 곧 이 할아버지의 즐거움이었단다~ 너희도 그런 삶의 맛을 멋을 알기를 바란다~’
라고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그런 놈들이 지금 여기에 있기나 한가?
혹시 자기의 손자 손녀에게 감추고 싶은 이야기들이 더 많은 그런 노후를 보내게 되는것은 아닌가? 잘 생각들 해봐라~ 이 나쁜 놉들아~
부끄러운줄 알아라~ 법 앞에 말고 니 손자 손녀딸 앞에… ~ 가련한 인생들아~~~~
어떤 뉴스기사에 순간 감정이 격해져서 달았던 댓글 이면서 저 스스로에게 던지는 소리이기도 했네여~
거친 표현을 용서하셔여~ ^^;
사실 거친 표현이 절로 나오곤 하는 시대죠. 사람들 마음이 모여서 거친 시대를 걷고 함께 조화롭게 사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원래 본문보다 더 긴 댓글은 삭제해 버리는데 이번 만은 봐드립니다. 다음부터는 명바구 나쁜 놈,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간략하게 줄여주셔야 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