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마음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10월 27일 산본의 한 아파트에서

꽃은 그 꽃의 마음이다.
가령 장미꽃은 장미의 마음이다.
장미꽃이 피지 않았다고
장미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장미에겐 항상 장미의 마음이 있다.
장미는 그 마음을 땅밑에 묻어둔다.
그러나 사람들은
장미가 마음을 땅밑에 묻어두고 있으면
그 마음을 잘 모른다.
할 수 없이 장미는 그 마음을 꺼내든다.
그 꺼내든 마음의 자리에 장미꽃이 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장미에게 눈을 준다.
꺼내들지 않는다고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꺼내들지 않으면 마음을 보지 못한다.
가끔 우리가 장미를 우리의 마음 대신
꺼내들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지나는 한 아파트의 화단,
장미가 빨간 색이 진한 마음을 꺼내들고 있었다.

4 thoughts on “장미의 마음

  1. 캬아아아아….

    장미꽃이 피지 않았다고
    장미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장미에겐 항상 장미의 마음이 있다.
    장미는 그 마음을 땅 밑에 붇어둔다.

    할 수 없이 장미는 그 마음을 꺼내든다.
    그 꺼내든 마음의 자리에 장미꽃이 있다.

    그러나 꺼내들지 않으면 마음을 보지 못한다.

    으아….막 외우고 싶어졌어요.
    (외울려고 본문 복하해서 붙이지 않고 다시 쳤어요.ㅎㅎㅎ)

    과학자이시며, 시인이시며, 심리학자이시며, 철학자이시옵니다.
    계속 쓰면 ‘위대하신 영도자’까지 나올 것 같아서 이만 줄이옵니다.

    1. 마지막 말은 정말 안하시길 잘하셨어요.
      그 말 했으면 북으로 가라고 난리칠 사람들 있을 것 같습니다. ㅋㅋ
      그나저나 lari님은 군살 빼기의 달인!
      댓글의 수정본이 더욱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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