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들의 사랑을 남겨놓고 갔더군.
건물 2층인가 3층인가의 철재 난간 위에.
아주 위험하게.
하긴 그렇긴 하지.
사랑할 때는 바로 곁의 깎아지른 위험도
전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지.
둘이 선 자리는
바로 곁으로 추락의 위험이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둘을 넘봐도
둘은 그저 달콤하기만 한 법이지.
누군가 또 그들의 사랑을 남겨놓고 갔더군.
건물 꼭대기의 맨위 계단에.
그들의 사랑이 내 발에 밟히더군.
올라갈 때도 밟히고, 내려갈 때도 그렇고.
하긴 그렇긴 하지.
우리의 사랑도 가끔
우리의 발이 아니라 세상의 발길에 밟히기도 하지.
그러다 가끔 우리가 새겨놓은 사랑을
우리가 밟아버리기도 하지.
6 thoughts on “사랑의 흔적 앞에서”
사랑의 흔적이 아니라
사랑의 착각처럼 보이면
너무 메마른건가요…
그래도 저런데다 사랑을 새겨놓는다는 건 보통 사이로는 힘든 거 같기는 해요.
둘 다 필적으로 봐선 여성측에서 작업한 것 같아 보이네요.^^
저런 건 주로 여성의 강권에 못이겨 남성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필체는 여성의 것이군요. 저는 그런 걸 보는 눈이 없어서…
근데요 D+9 가 무슨 뜻일까 궁금하네요
저렇게 남긴 것을 세월이 흘러 다시 찾아가서 보게 되면 참 묘한 기분이 될 것 같네요
헤어졌다면 슬프고
같이 산다면 기쁘고 짠하고
멋진 낙서들입니다.
혹시 만난지 9일째?
저는 사랑에 회의적이라서
저기다 낙서한 것도 다 잊어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편이라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