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신용목은 말했다.
무덤에는 “도굴로는 짐작할 수 없는 깊이가 있다”고.
강도 마찬가지이다.
강은 포크레인으로 파내선 “짐작할 수 없는 깊이”를 갖고 있다.
강을 파내는 것은 무덤의 부장품을 탐내는 도굴꾼의 탐욕이다.
“파도 파도 흙뿐인” 강의 비밀을 덮어두고
그냥 강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라.
그럼 강은 그 곁에 앉아만 있어도
강이 안고 흐른 그 오랜 “묵은 시간”으로
고요하게 우리에게 깊이의 비밀을 열어준다.
**인용된 구절은 신용목의 시 「왕릉 곁」에서 가져왔다.
신용목,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문학과지성사, 2004, p.58
6 thoughts on “강의 깊이 – 신용목의 시 「왕릉 곁」을 읽다가”
추석 잘 쇠시길…
너무 과식하지 마시고.^^
알겠습니다.
과식은 조심할 수 있을 거 같아요. ^^
수채화에 입문하신 줄 알았습니다.^^
발목을 잡고 있던 글은 탈고하셨는지요?
연휴엔 어디로 바람 쐬러 가시나요?
수채화는 같이 사는 분이 전공이잖아요.
원고가 둘인데 하나는 끝내고 이제 다른 원고를 시작했어요.
가까운 산에나 하루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풍성한 한가위되시길요.
한가위 잘 쇠시기를 바랍니다.
송편, 만으로는 그 깊이를 다 맛볼 수 없는 명절…ㅎ
그러나 술잔으로는 그 깊이에 가 닿을지도 모르는 명절. ㅋㅋ
풍경님도 한가위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