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을 들으니 올해는 우담바라, 그러니까 풀잠자리알이 여기저기서 풍년이라고 한다.
내리 3년째 계속 집안에서 그것을 보아온 터라 그것에 대한 감흥은 별로 크지 않지만
올해는 유난히 빈번하게 접하는 것 같다.
근데 풀잠자리알은 이렇게 흔한데 풀잠자리는 어디 있을까.
딱 한번 풀잠자리를 본 적이 있는데
모기를 막기 위해 쳐놓은 한 건물 당구장의 모기장 바깥에 앉아 있어
도저히 찍을 수가 없었다.
그 당구장이 3층이었기 때문이다.
장난기 많은 사람이라면
예쁜 장미의 턱에 수염이 낳다고 놀릴지도 모르겠다.
신기함을 떠나 눈길을 끌기에 족할 정도로 아름답기도 하다.
2층 창문의 베란다엔 자그마치 세 곳에 우담바라가 자리를 잡았다.
그 중의 하나이다.
유리창의 것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우담바라이다.
작은 불꽃놀이를 보는 것만 같다.
은행잎에 둥지를 정하고 홀로 피어난 우담바라.
화분에 키우는 꽃의 이파리 밑으로도 예외가 없다.
이 정도면 피었다기 보다 쏟아지고 있다고 해야할 것 같다.
덩쿨 장미의 줄기도 비켜가지 않았다.
말라버린 장미 꽃잎과 연한 연두빛이 잘 조화를 이룬다.
이파리의 솜털 아래로 길게 다리를 뻗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까맣게 변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니까 악보의 음표 같기도 하다.
그럼 연주는 누가 하는 것일까.
이건 충주호 부근에서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발견한 우담바라이다.
강아지풀이 품어준 우담바라이니 좀 색다르다고나 할까.
우담바라가 행운이라면 이렇게 행운이 지천이니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드리고 싶다.
6 thoughts on “우담바라 풍년”
그냥 신기한 거 같이 보자는 마음에서 올린 것 뿐입니다.
네잎 클로버 찾았다고 그 행운을 굳게 믿는 사람이 없듯이
그냥 가벼운 볼거리의 즐거움으로 지나쳤으면 좋겠어요.
그 즐거움에 행운에 대한 가벼운 기대를 얹는 것은 용납되지 않을까 싶어요.
좋은 자료..행운으로 기쁨 마음으로 받겠습니다. 하오나 풀잠자리 알이란것은 이제 다 아는 사실입니다. 뭐던지 좋게 생각을 하면 다 좋은 것이지요.”일체 유심조”..입증하는 사진이 있는데..필요하시면 보내 드리겟습니다.
소설가가 아니라서….
제 직업은 문학평론가랍니다.
시의 나라 코너에 있는 글들이 제 글의 원래 모습이랍니다.
풀 잠자리알이 저렇게 아름다웠나요? 저도 돋보기를 들고 풀밭에나가 찾아봐야겠네요.^^
김동원님 글을 읽다보면 소설쓰시면 참 잘쓰시겠단 생각이 들어요. 혹시 쓰신거있는지?
인건님,
특별히 인건님을 위해서 바로 오늘 찍은 따끈따끈한 행운을 하나더 추가했어요.
밑에서 두번째에 끼워놓았어요.
수북히 나눠주신 행운 감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