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회를 맞은 4대강 사업 반대 두물머리 생명평화미사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선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어김없이 미사가 봉헌된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천주교 연대의 생명평화미사이다.
팔당의 유기농 단지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인
이곳의 농민과 연대하여 미사를 올린지가
올해 7월 1일로 벌써 500회째가 되었다.
잠시 일을 접고 두물머리에 다녀왔다.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미사 장소로 들어가는 입구에
커다란 플랭카드가 보인다.
오는 방법도 자세히 적혀 있다.
“두물머리 입구 고가 밑 교각번호 11번까지 오셔서
건너편 강가 논둑길을 따라 두 물이 만나는 지점까지 오세요”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두 물은 남한강과 북한강이다.
여기서 말하는 두물머리는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곳보다 좀더 아래쪽에 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젊은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한문연(한국대학생문화연대)에서 생태 농활을 나온 대학생들이라고 한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두물머리 김국장님이라 불리는 분이다.
원래 이름은 김재국이며, 세례명은 플로렌시오이다.
천주교 연대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어 김국장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항상 미사의 사회를 보신다.
이 미사가 자신의 생애에서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고 말씀하신다.
가끔 하루 건너뛰고 싶은데도
꼭 함께 하겠다고 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한번도 쉬질 못하고 있다고 하신 적이 있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비닐하우스 성당이라고 불리는 비닐하우스 내에서 미사를 올린다.
바람이 잠잠하고 날씨가 좋을 때는 바깥에서 올리기도 한다.
텐트 형태로 쳐놓은 미사 장소가 바깥에 있었는데
며칠전의 거센 바람 때문인지 보이질 않았다.
오늘은 비닐하우스 성당에서 미사를 올렸다.
신부님이 입당을 기다리고 계신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미사가 시작되었다.
농활온 학생들이 함께 해주어 안이 꽉찼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신도분들이시다.
보통 강론하시는 신부님의 성당에서
신부님과 함께 신도들이 오곤 한다.
오늘은 수원교구 왕곡성당에서 오셨다고 한다.
이렇게 두 손을 모아 보태주는 기도가
삽질 정권의 4대강 파괴를 막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오늘은 신도들보다 학생들이 더 많았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오늘의 미사는 프란치스코 수도원의 윤종일 신부님이 맡아주셨다.
그녀가 무척 좋아하는 신부님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김국장님이 말씀을 읽어주신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반은 남자가 읽고 반은 여자가 읽는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두물머리를 지키고 있는 최후의 농민 중 한 분인 최요왕씨.
항상 이 모습이다.
흙묻은 장화에 빨간 모자와 꽁지 머리.
처음 그의 모습을 보았을 때,
어쩌면 생긴 것도 철저하게 농민이냐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윤종일 신부님의 강론 시간이다.
아주 길게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그리 길게 말씀하시진 않았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두물머리 농민 김병인씨.
정부의 강제 퇴거 명령에 불응해 이 곳을 지키며 버티다가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돈으로 사람의 목줄을 조이며 압박하는 더러운 정권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윤종일 신부님.
보통 강대에서 강론을 하는데
오늘은 앞으로 나와 사람들과 더욱 가까이 자리해주셨다.
어느 한 모임에 가서 자신을 두물머리 이장 신부라고 소개했더니
어떤 분이 이장 신부라기 보다
정리를 잘해주시는 정리 신부라고 했다는 얘기를 전하신다.
오늘도 두물머리 미사가 갖는 의미를 말끔하게 정리해 주셨다.
신부님은 이 미사의 뿌리를
새만금의 갯벌에 사는 생명을 위해
새만금에서 서울의 조계사까지 삼보일배를 했던
문규헌, 수경 수님에게서 찾았다.
삼보일배, 그러니까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는 행위를
신부님은 생명을 품고 보살피는 땅에 무릎을 꿇는 행위라고 해석하셨다.
그 삼보일배의 걸음은 다시 지리산 노고단에서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이어지는 오체투지로 이어졌다고 말씀하신다.
오체투지는 다섯 걸음 가서
가장 낮은 자세로 아예 땅에 엎드리는 것이다.
생명과 그 생명을 품어주는 강에 대한 사랑으로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한 두물머리의 미사도
바로 삼보일배와 오체투지로 땅 앞에 무릎꿇고 엎드리던 사람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씀하셨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날이 무더워 가만히 앉아 있어도 마구 땀이 흐르는 날씨였다.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해준 젊은 청년들에게
윤종일 신부님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포클레인과 시멘트가 닿고 덮이는 곳에선
모든 것이 죽음으로 숨을 죽인다.
강이 생명을 품도록 개발의 오만을 거두어야 할 것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윤종일 신부님에게선 가끔 비장함과 더불어
어린애와 같은 천진난만함이 엿보이곤 한다.
몇 번 가까이 하면 저절로 끌리게 되는 분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바깥에서 본 비닐하우스 성당.
여름이라 햇볕을 피하기 위해 검은 덮개를 덮어놓았다.
500회이니 이곳에서 4계절을 겪고 다시 또 계절을 한번 더 짚어가고 있다.
바깥이 온통 푸른 생명으로 가득한 곳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두물머리 농민 서규섭씨.
말씀이 조용조용한 분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영성체송의 시간.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일컫는 노란 영성체를 나누어 먹는 시간이다.
신도로서 세례받은 사람들만 준다.
우리도 좀 주지…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매일 봉사하시는 수고로운 분들이 있다.
그 중의 한 분인 미카엘라님.
참가한 분들을 위해 항상 뒷자리를 마련해 주신다.
두물머리에 있는 클라라의 커피에서 클라라님이 매일 떡과 커피를 보내주신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이 날의 뒷자리에서 가장 눈길을 모은 찐 감자.
농활온 학생들이 오전에 캔 것이라고 들었다.
갓쪄낸 것이어서 따끈따끈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아름다운 청년, 봄눈별.
요즘 두물머리 강제 수용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의 곳곳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음악하는 청년이다.
오는 분들을 위해 인디언 피리라 불리는 악기로 종종 연주를 해준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농활온 학생들이 바깥의 미사 장소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바람이 거셌나 보다.
의자들이 날아갈까봐 한데 모아 뉘어 놓은 것 같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지난 해 싹이 나서 화제가 되었던 나무 십자가.
올해는 밑동에서 싹이 났다.
하늘 가까운 곳에서 생명을 얻어 그 생명이 땅으로 내려왔다.
이곳의 생명은 하늘이 준 것이니 이명박 정권도 막지 못할 것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이곳에서 재배한 무를 나누어 주었다.
우리는 세 봉지나 얻었다.
오는 길에 하남과 우리 동네 아는 분들에게 나누어 드리고 왔다.
나누기만 한 것은 아니고
하남에선 무를 나누고 집에서 직접 쑨 묵을 얻었다.
얻고 나누고 또 얻은 하루였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이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두 마리의 강아지 중 복실이.
복실이도 더운가 보다.
논으로 흘러가도록 되어 있는 물길에 들어가 몸을 담그었다.
시원하겠다.
물에서 나온 복실이에게
저기 농활온 언니들 가운데 가서 몸 한번 털라고 시켰지만
녀석이 그 장난은 하질 않았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7월 1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농활온 학생들이 남기고 간 플랭카드인가 보다.
이곳은 딸기 체험 농장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정부의 등살에 못이겨 거의 다 농사를 포기하고 나가고 말았다.
그 자리를 젊은 사람들이 주말 농장으로 메꾸면서 농부들과 연대하여
강제철거에 맞서고 있다.

16 thoughts on “500회를 맞은 4대강 사업 반대 두물머리 생명평화미사

  1. 이 포스팅은 출타중이어서 못 보고 넘어갔는데, 김정균 선생 댓글 따라 들어왔네요.
    500회나 됐군요. 두분도 어언 100회 가까이 그 자리를 지키셨죠?
    무는 덕분에 아직까지 잘 먹고 있습니다. 깎두기가 잘 됐거든요.
    음~ 영성체 받는 시간, 개신교에서도 간혹 어떤 교회에서는 세례교인 아니어도
    카스테라 조각 주는 데 있는데, 신학적으론 어떤지 몰라도,
    세례 여부로 신자 불신자를 구분하는 현실이 인심학상으로는 불만입니다.

    1. 다 합쳐보았자 스무 번도 못되는 거 같아요.
      여름에는 거의 못가고..
      월말에도 마감 때라 거의 못가고..
      농촌 농번기인 겨울쯤 시간이 한가해져서
      주로 겨울하고 봄에만 가는 듯 싶어요.
      그곳에서 급하다고 할 때도 머릿수 보태주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급할 때는 꼭 가려구요.

  2. 예수님이 이땅에 계신다면 어떤 호화로운 성전 보다 저 비닐하우스 성당에 함께 계시고 싶어 하실 겁니다.

    1. 오래 전에 이 비닐하우스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신 한 신부님이 호화롭게 지은 성당은 지붕이 대리석이라 너무 두꺼워서 성령도 뚫지를 못한다고 하셔서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요. 가끔 가는데 마음이 편하더라구요.

  3. 와 제가 본 가장 아름다운 십자가!!!!네요
    엄마 올라오시면 두물머리 가야겠어요.
    작년 두물머리도 아름다웠으니까
    올해 두물머리는 더 아름다워졌겠…..죠? 하아..

    1. 그러고 보니 그때도 있었어요.
      그때는 장화신고 농부 모습으로 있었죠.
      농사로 생명과 평화를 지키려는 청년과 두물머리 농민들.

    1. 감사는 제가 감사할 일이죠.
      정말 고마워요.
      공연할 때 연락해 주세요.
      그럼 제가 카메라 둘러메고 갈께요.
      다시 한번 뜨거운 젊음에 감사드려요.

  4. 동원님… 저기 위에~ 싹난 나무 십자가 사진… 원본 한장 보내주실수 있을까요? 어디다 쓰거나 올리거나 하진 않겠습니다. 제가 간직하고 싶어서요… wmoon@eagle.org 제 멜주소예요… (거절하셔도 되니 부담갖진마시길… ^^)

  5. 모두 소중한 분들이군요.
    행동하지 못하는 그리스도인이란 부끄러운 마음이 드네요 ㅜ.ㅜ
    보라색 원피스 여인을 열씨미 찾아봤으나….. 없군요.
    복실강아지 목욕시켜주고 시퍼요.

    1. 이제 낯이 익어서 금방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된 듯 싶어요.
      뭐든 낯이 익어야 좀 알 수 있는 듯 싶기도 해요.
      강아지는 제 말고 또 한마리가 더 있어요.
      둘이 뒹굴고 놀면서 잘 지내는 거 같더라구요.

  6. 난 아무래도 종일 기도하는 분이랑 친한듯.
    김종일 목사님, 윤종일 신부님.ㅋㅋㅋ
    종일 신부님은 한 카리스마 하시지.
    우리가 왜 길게, 오래도록 싸워야 하는지 정리를 깔끔하게 해주신 분.^^
    두물머리에 계신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