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을 처음 본 것은
어느 해 구례의 쌍계사로 벚꽃을 보러가던 길에서 였다.
막 배꽃도 피던 시절이라
하얀 배꽃으로 장식된 강변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좌우로 산을 거느리고 흘러가는 강 또한
버스 차창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들었다.
버스에서 내려 강변을 따라 한없이 걷고 싶었다.
섬진이라는 강의 이름도 곱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들어보니
섬진의 섬(蟾)자는 두꺼비섬자라고 한다.
그러니까 섬진은 우리 말로 풀면 두꺼비 나루가 된다.
두꺼비가 많았던 것일까.
찾아보니 섬진강의 원래 이름은
모래내 또는 모래가 많다는 뜻의 다사강,
아니면 두치강(豆恥江)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섬진강변에 서면 어디서나 모래 사장을 접한다.
모래가 그 이름에 어울리는 강이다.
모래의 강이 두꺼비의 강이 된 것은
고려 말기의 우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해안은 왜구의 침입이 많았는데 섬진강 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데 한번은 왜구들이 노략질을 하러 이 강을 건너려 하자
강에 살던 두꺼비가 떼를 지어 몰려와 울부짖었고,
왜구들이 그에 놀라 도망을 쳤다고 한다.
이때부터 강은 두치강이란 당시의 이름을 버리고
두꺼비섬자를 따서 섬진강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 이외에 또다른 전설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보았던 섬진강의 섬이
머리 속에 떠올리게 했던 것은 섬섬옥수(纖纖玉手)란 말이었다.
오늘의 섬진강은 남도를 흐르는 길고 고운 손이었다.
4 thoughts on “섬진강”
배꽃이 피어 있는 강변의 풍경…
아 생각만해도 아름다운 ….
가만히 섬진강… 그 이름의 유래를 듣는것 참 좋은걸요^^
언제나 부드럽게 잘 가르쳐 주시는 동원님은 짱!^^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하동 다룬 다큐보다 보니까
강의 이름에 대한 유래가 나오더라구요.
그냥 막연히 길고 곱다는 뜻인가 보다 했었어요.
부드럽고 섬세하다는 뜻으로 봐도 어울리는 강 같아요.
얼핏 봐선 오후쯤 되어 보이는데, 언제 이런 파스텔화를 그리셨는지요?^^
저는 19번 국도 따라 차로 지나치면서 두어 번 훑어본 게 전부인데, 역시 내려서
걸으면서 호흡해야 좋은 사진이나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더 늦기 전에 섬진강도 가 봐야 하는데, 점점 가고 싶은 데가 늘어나니..
눈소식에 강원도로 떠나고 싶더라구요.
섬진강은 세 번 정도 가본 것 같아요.
역시 봄이 가장 좋았던 기억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