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날로 먹는 산들이 있다.
차로 거의 산꼭대기까지 다 올라가서
잠깐의 보행 뒤에 정상에 서는 경우이다.
물론 많지가 않다.
하지만 정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어디인가를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가령 태백산이라면 유일사 입구 코스가
정상까지의 거리로 보면 가장 짧다.
한번은 서울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에 가서 태백산에 올랐더니
태백산이 원래 이렇게 낮냐고 했었다.
나는 태백산에 갈 때면 항상 그곳에 차를 세웠다.
경북의 일월산은 차로 거의 정상 가까이 갈 수 있다.
물론 차가 좋아야 한다.
서울의 북한산도 차를 대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도선사까지 차를 갖고 올라가면 상당 부분을 거저먹는 셈이 된다.
강화에도 그런 곳이 있다.
바로 적석사 뒤편으로 있는 낙조대와 낙조봉이다.
차로 올라가면 타이어에서 탄 내가 날 정도이다.
올라오거나 내려오다 퍼져서
수리 센터에 연락하는 차들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무사히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차를 타고 거의 끝까지 다 올라가면
산에 오른 것이 아니라 산의 목말을 탄 기분이다.
나는 낙조대에 올라 산의 목말을 타고 강화를 구경했다.
언젠가 이곳에 한번 들른 적이 있다.
뒤져보니 2007년 3월 12일이다.
돌아가신 뒤에 강화의 전등사로 가셔서
나무가 되어 서 계신 오규원 선생님을 찾아뵌 길에
강화를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낙조대란 표지판을 보고
그럼 낙조가 좋은가보다며 올라갔던 기억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잘 정비가 되어있질 않아
낙조전망대가 다소 위험해 보였으며 바람에 삐그덕거리기까지 했었다.
적석사에서 낙조대까지 올라가는 길도 좁고 위험한 느낌이었다.
이번에 올라가 보니 아주 잘 정비가 되어 있었다.
멀리 내려다보이는 호수는 내가 저수지로 불린다.
쳇, 자기가 바로 저수지란다.
낙조대의 오른쪽은 흘러내린 고려산 자락이 가로막고 있다.
대신 왼쪽은 전체적으로 모두 트여있다.
강화읍쪽으로 보면 읍내로 넘어가는 산길이 보인다.
맞는지 모르겠는데 봄이면 꽃나무가 화려하게 피어있었던 기억이다.
무슨 꽃나무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도 강화의 여기저기에 뿌려놓은 기억들이 있다.
낙조봉까지 0.4km라고 일러주는 표지판의 유혹에 넘어가
낙조봉까지 오르고 말았다.
낙조봉에 서면 고려산의 산줄기가 가리고 있던
산너머의 북쪽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은 적석사를 못찾아
멀리 내려다보이는 산을 고려산으로 착각하고
처음에는 그리로 갔었다.
가보니 그 산은 고려산이 아니라 별립산이라고 되어 있었다.
교동도로 들어가는 창후리 선착장이 저곳에 있다.
물때에 따라 뱃시간이 달라진다고 한다.
별립산의 북쪽으로 교동까지 잇는 다리를 건설 중에 있다.
아마 곧 교동도까지 그냥 차를 이용하여 갈 수 있을 듯 싶다.
다리는 올해 개통될 예정이라고 한다.
2 thoughts on “낙조대와 낙조봉에서 바라본 강화 풍경”
저도 적석사란 이름 기억해 두었다가 언제 한 번 목말 타고 낙조대와 낙조봉을
날로 먹어봐야겠습니다.^^ 풍경 좋은데요.
주말에는 차댈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빈다고 하더라구요.
구름 좋은 날 가면 정말 볼만할 듯 싶습니다.
옛날 사진하고 비교해 봤더니 정말 깔끔하게 잘 해놓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