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의
네 계절을 보낸다.
봄과 여름은 따뜻하고 더우며,
가을과 겨울은 선선하고 춥다.
계절로만 보면 한해를 보내면서
우리는 따뜻하고 더우며,
그러다 선선해서 좋고 또 추워서 몸을 움추린다.
지금은 그중 가을을 보내면서
겨울을 맞는 시기에 서 있다.
단풍이 고운 시절이다.
단풍의 아름다움은 역시 계절 가운데서 최고는
가을이란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든다.
하지만 계절마다 모두 고유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가끔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이 있어
계절의 변화가 달갑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바뀐 계절이 안겨주는 제철의 아름다움을 맛보는 것은
역시 그 계절만의 큰 혜택이다.
지난 3년 동안 매년 네 계절의 순환이 어김없이 반복되었다.
한자리에 모아본다.
봄은 온다.
진달래의 분홍빛으로.
여름은 온다.
초록빛으로 부풀어 오르면서.
가을은 온다.
붉디 붉은 뜨거운 빛깔의 단풍으로.
겨울은 온다.
잎을 비운 자리로 들어찬
나뭇가지 사이의 푸른 하늘빛으로.
봄은 또 온다.
팝콘을 터뜨리듯 가지끝에 꽃을 매단
벚꽃 놀이의 밤으로.
여름은 또 온다.
푸른 잎을 두들기며 그 잎사귀 모두를
빗방울 보석으로 장식해주는 한줄금의 소나기로.
가을은 또 온다.
노랗고 빨간 단풍과
아직 남아있는 여름에 대한 미련을 뒤섞어
화려하게 한 계절을 수놓으며.
겨울은 또 온다.
세상을 향해 모두 순수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하얀 속삭임으로.
그리고 또 봄이 온다.
은하수처럼 가지를 타고 흐르는 진달래꽃의 분홍빛으로.
그리고 또 여름이 온다.
그 품에 몸을 묻으면 노화된 세포들이 모두 되살아나
푸르게 숨을 내쉴 듯한 초록빛 숲으로.
그리고 또 가을이 온다.
마치 뜨겁게 끓는 사랑을 그대로 담아
바깥으로 꺼내놓은 심장처럼
붉디 붉어서 금방이라도
핏빛으로 솟을 것만 같은 단풍잎으로.
그리고 또 겨울이 온다.
벚꽃보다 더 흐드러지게 피어
가지를 채우다 못해
허공으로 하얗게 넘쳐나는 희디 흰 눈꽃으로.
4 thoughts on “3년 동안의 사계”
와~ 3년치 사계를 날로 먹었네요.^^
문득 개콘의 한 코너인 <문재야>에서 쇠고기 형님 생각이 났습니다.
가을이 오면 모하겠나? 소고기 사 먹겠지.
소고기 사 먹으면 모하겠나? 다시 겨울이 오겠지.
겨울이 오면 모하겠나? 출출하다고 소고기 사 먹겠지 …
쇠고기 지겨울 때쯤 닭한마리 정도로 변화를 주어야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은 치킨에 맥주라도 해야겠습니다. ㅋㅋ
근데, 이게 은근히 중독성이 강하고 지겨워지지 않아 계속 떠올리게 된다는..
봄이 온다. 봄이 오면 모하겠노? 진달래 구경갔다 배고파서 쇠고기 사묵겠지… 쇠고기 사묵으면 모하겠노. 힘좀 나는 듯 하면서 여름이 오겠지. 여름이 오면 모하겠노. 여름 넘긴다고 쇠고기 사묵겠지.. 쇠고기 사묵으면 뭐하겠노. 힘나는가 싶었는데 가을 오겠지. 가을오면 모하겠노. 단풍구경 다니다 배고파지겠지.. 배고파 지면 모하겠노? 어르신은 쇠고기 묵고 저는 막걸리 퍼마시겠지요. 아니지, 막걸리도 안주가 필요한데 일단 쇠고기 안주는 시켜야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