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만 변신을 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 음식도 변신을 한다.
어느 집에 가서 음식을 대접받았다.
그런데 그 집의 음식은 음식으로 끝나질 않고
어떤 이야기로 변신을 했다.
먼저 갈비찜.
그 집의 갈비찜은 푸른 야채를
가발처럼 뒤집어 쓰고 나왔다.
분명 고기였지만
식물성을 꿈꾼 고기 같았다.
식물과 동물로 나눈 분류 가운데서 줄을 서면
나는 동물과에 속하지만 가끔 식물성을 꿈꾼다.
내게 식물성을 꿈꾼다는 것은
풀과 꽃의 자연을 꿈꾼다는 말과 거의 동의어이다.
무엇인가를 잡아먹으려는 공격성을 버리고
바라보기만 해도 평화를 주는 삶이 될 것이다.
나는 동물인데 종종 그런 식물성을 꿈꾼다.
그 집의 갈비찜도 나와 함께 식물성을 꿈꾸고 있는 듯했다.
때문에 나는 고기를 먹었다기 보다 식물성의 꿈을 먹었다.
그 다음은 송이버섯 요리.
송이버섯은 원래 식물성이지만
그 집의 송이버섯 요리는 호박알을 뱃속에 둥글게 배고는
버섯 물고기가 되었다.
동물인 나는 식물성의 꿈을 품었는데
식물인 송이버섯은 호박알을 품고 동물성을 꿈꾸었다.
씻지 않으면 더러워지는 지상의 동물은 싫었는지
평생을 몸을 물에 씻으면서 살아가는 물고기가 되고자 했다.
하긴 나도 가끔
바닷속을 유영하는 물고기가 되고 싶은 적이 있었다.
우리는 움직이면 때가 묻지만
바닷속의 물고기는 헤엄치면 몸이 씻길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송이버섯과 호박전을 먹었다기 보다
송이버섯 요리에서 달리면서 몸을 씻는 유영의 꿈을 먹었다.
가끔 음식이 음식에 그치지 않고 변신을 하며
그때면 음식을 먹으면서 꿈을 함께 먹을 수 있다.
어느 집의 식탁에서 보낸 어느 날의 하루 저녁이 그랬다.
2 thoughts on “음식의 변신”
그러니까 그날 저희가 먹은 게 푸른 가발 갈비찜과 호박알 밴 버섯물고기였단
말씀이신 게죠?^^ 냠냠 쩝쩝, 식물성이든 동물성이든 다시 받고픈 싶은 상입니다.
그게 동물성에는 식물성의 꿈을, 식물성에는 동물성의 꿈을 절묘하게 혼합을 해 놓았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