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은 거의 모두가 초록인데
꽃은 제각각 모두 나름대로의 색을 갖고 있다.
그런데 라디오를 듣다가
사실은 잎도 꽃처럼 나름대로의 색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만 광합성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엽록소가
그 색을 가리고 있는 것 뿐이라는 얘기였다.
식물의 광합성은 우리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것과 똑같은 행위이다.
식물은 살기 위해서 광합성을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데 그렇게 살면 풍요롭게 먹고 사는 것은 가능한데
모든 잎이 초록 일색이 되어 버린다.
먹고 사는 일상에 묻히면 우리도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 같다.
각자가 갖고 있는 나름대로의 색이 모두 그 일상에 묻혀 우리도 초록 일색이 되어 버린다.
나뭇잎이 제가 갖고 있던 색을 되찾는 것은
바로 그 일상을 버릴 때이다.
색이 고운 가을의 단풍은 광합성을 줄이면서 이루어진다.
광합성을 줄이면 엽록소가 파괴되고
그러면 나뭇잎의 원래 색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감나무의 잎은 그렇게 하여 가을이 되면 초록의 엽록소 커튼을 걷어버리고
붉은 빛의 제 색을 드러낸다.
그 얘기를 들으니 열심히 살기도 해야 겠지만 가끔 일상을 버릴 줄도 알아야
색이 고운 삶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나 싶었다.
나뭇잎에 비하면 꽃은 처음부터 제 색을 갖는다.
하지만 어찌보면 꽃이 처음부터 제 색을 갖는 것은
나뭇잎이 여름 내내 초록으로 지내며 열심히 광합성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보면 꽃의 색을 뒷받침하는 것은
사실은 초록의 나뭇잎이 무료하게 영위하는 일상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꽃은 일상의 희생 위에서 피는 셈이다.
붉게 물든 감나무 잎을 쳐다보면서,
또 노란색이 예쁜 산국을 들여다 보면서,
그렇게 지겨워하지만, 사실은 그 지겨운 우리의 일상이
모든 아름다움의 밑바탕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때는 참 인생이 어렵다.
일상이 아름다우면 참 좋을 텐데
꼭 아름다움은 일상을 희생한 곳이나 버린 곳에 있곤 하다.
4 thoughts on “잎과 꽃”
가을인데…낮에는 더워요..
이제 좀 시원해진다고 하던데…
근데 서울에도 존 데 참 많죠?
서울도 제대로 다 못봤다니까요….나고 자랐는데도 말입니다…..
이스트맨님 블로그만 따라댕겨도 팔도유람이랑께요~
(아키언니는 딥따 조용하네요…부산 가셨다벼~)
아키님은 생일을 한달동안 우려먹을 심산인가 봐요.
저는 설악산갔다가 지금 들어왔걸랑요.
간단한 일하나 처리하고 사진을 정리해야 겠어요.
기대하세용. 기가막한 사진 많이 찍었어요.
어젯밤 제 꿈에 뜬금없이 김동원님과 통통이님 등장.^^
잘 기억이 나질 않는데 제가 놀러갔거나 두분이 놀러오신것 같았어요.
꿈속에서도 무지 반갑더군요.ㅋㅋ
덕분에 즐거운 잠을 잘수 있었다는..^^
통통이와 저는 설악산에 다녀왔어요.
설악산 꼭대기에 있는 중청휴게소에서 자고 아침에 해뜨는 거 본 뒤에 지금 들어왔습니다. 물론 일출 사진을 찍었죠. 곧 가을소리님께 보여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