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과 물결 소리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6월 30일 경기도 양평의 옥천리에서

접시꽃은 슬레트 지붕의 처마끝에서
일렁이는 물결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했다.
접시꽃은 지붕 위에 분명 바다가 있을 것이라며
지붕 위로 키를 키웠다.
먼저 지붕에 이른 접시꽃이
실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 지붕 위에 바다가 전혀 없어.
회색의 일렁임뿐이야.
하지만 날이 맑은 날엔 지붕 위로
하늘이 바다처럼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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