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의 예술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12월 18일 서울 종로에서

아는 사람들과 종로에서 모여
술을 마셨다.
네 개의 소주잔이
등을 겹겹으로 감싸안으며
서로를 차곡차곡 쌓아올려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술이었다.
우리는 이를
4층 석탑 스타일의 기다림이라 명명했다.
우리가 그냥 술을 마시는 것 같아도
그렇지가 않다.
우리는 예술을 해체하여
술로 우려내며 마시고,
그리고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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