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은밀한 잠입

Photo by Kim Dong Won
2016년 1월 4일 서울 정독도서관에서

창을 들어온 빛이
멀쩡한 계단을 놔누고
벽에 딱붙어
아무도 모르게 내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빛의 은밀한 잠입이었다.
빛은 그렇게
때로 눈앞에 훤히 보이는데도
벽을 타고 아무도 몰래 안으로 잠입한다.
내 눈에는 딱 걸렸지만
계단을 오르내리는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은밀한 잠입은 성공이었다.
나도 모른척 눈감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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