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콘크리트의 도시에도 삶은 있다.
도시는 잘 구획되어 있으며,
사는데 편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삶을 바라볼 때면
무엇인가 중요한 것 하나가 빠진 듯한 상실감을 앓게 된다.
무엇이 빠진 것일까.
그건 다름 아닌 따뜻한 몸의 온기, 바로 체온이다.
담쟁이 덩쿨은 회색빛 콘트리트 벽에서도
무성하게 삶을 일구며 번창하지만
보는 이에게 그 삶은 안스럽다.
그건은 산다기 보다 체온을 찾아 사막의 저편으로 가려는
목마른 몸짓처럼 보인다.
그와 달리
담쟁이 덩쿨이
나무 줄기를 오르고 있을 때면
그 자리에선 따뜻한 체온이 만져진다.
이 도시에 살면서,
그것도 수많은 사람들 속에 살면서,
종종 고향이 그리워지고,
또 사람이 그리워지는 연유가 그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면
고향이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아니라
그냥 삶의 현장, 그곳의 논과 밭에서 자라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곳인 셈이다.
2 thoughts on “도시의 삶과 삶의 온기”
제가 늘 걷고 뛰어다니던 고향 길목엔 패랭이가 많이 피어있었어요. 어릴땐 그꽃이 패랭이꽃인줄도 모르고 이뻐했는데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난뒤 가보니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서
옛 모습은 찾아볼수없었죠. 정말 아쉬웠고 다신 가보고싶지도 않더군요.
그런 경우가 제일 안타까운 것 같아요.
저희 고향에도 멋진 기와집이 다섯채나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없죠.
그 자리에 모두 현대적 가옥이 들어서 버렸어요.
그대로 내버려 두었으면 관광 상품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넓적한 돌판을 주어다 지은 집도 한채 있었는데
다 과거의 기억 속으로 사라져 버렸죠.
그 집은 2층 양옥으로 바뀌었더군요.
그나마 산과 시냇물이 옛날 그대로 인게 다행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