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뜰에서 민들레꽃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계절은 봄이어서 뜰의 여기저기에 푸른빛이 돌기 시작했지만
마른 몸을 뜰에 눕히고 긴 휴식에 들어갔던 가을의 흔적도 여전합니다.
강아지풀도 탈색된 빛이고,
어지럽게 얽혀있는 풀대궁들도 탈색된 빛입니다.
민들레꽃이 그 사이에서 아이와 눈을 맞춥니다.
탈색된 가을의 한가운데, 노란 민들레가 있고,
그 노란 민들레엔 봄이 가득입니다.
민들레는 가을을 지나면서 바래기 시작했던 뜰의 빛을
이제부터 다시 노란 빛으로 칠해가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그 봄의 색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누군가 알려주었습니다.
“민들레는 사실 훨훨 하늘을 날아갈 수 있다.
나중에 씨앗이 되면 노란꿈을 안고 훨훨 날아가.
아마 이 민들레도 어디선가 바람을 타고 이곳으로 날아왔을 거야.”
그리고 민들레 씨앗을 찾아서
그걸 정말 훅 불어볼 수 있도록 해주었죠.
민들레 씨앗이 하늘로 하얗게 날아올랐습니다.
아이가 아주 즐거워 했죠.
그런데 정작 놀라운 것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마지막 민들레 씨앗을 후후 불어 하늘로 날려보내고,
이제 그 놀이가 금방 시들해질 줄 알았는데
아이는 뜰을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여전히 입을 모아 후후 민들레 씨앗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몰랐습니다.
민들레 씨앗을 날려보내는데 꼭 민들레 씨앗이 필요한 건 아니란 것을.
아이가 입을 모아 후우 후우 불 때마다
노란꿈이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입을 모우고 한번 해보세요.
그냥 후우하고 한번 불어보는 거예요.
물론 어딘가로 날아가 자리를 잡고 찬란하게 피어날 꿈도 함께 실어서요.
사랑을 실어서 후우 날려도 아주 좋겠지요.
그럼 내가 날린 그 꿈의 씨앗으로 이 세상에 아름다움이 가득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무 것도 없는데도
아이가 입을 모아 그냥 한번 후우 불 때마다
분명 민들레가 하얗게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습니다.
14 thoughts on “민들레 씨앗 날리기”
맥주의 파인더는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에서 추천하는 아름다운 가정을 위한 우수 웹사이트로(그런 것이 있나요? ^^ ) 지정되어도 될 만하죠!
게다가 아이들도 모두 이뻐요!!!!
요즘 젊은 사람들의 가장 예쁜 점이 아이나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아낀다는 점 같아요.
우리 세대가 젊은 사람들한테 가장 많이 배워야 할 점 같구요
이제는 집안에서 남자가 설겆이 해주는 건 거의 기본이 된 것 같더라구요.
맥주보면 모여도 아이는 남자가 데리고 나와서 놀다 들어가고 음식도 모두 남자가 준비하잖아요.
참 좋아보여요.
저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아이보면 자꾸 볼 만지고싶고
뽀뽀하고 싶고.^^ 부모는 얼마나 더할까요.^^
오늘 큰딸아이가 핸드폰에 벽에 달라붙어 피어있는 민들레를 찍어왔더군요.
한송이는 꽃이고 한송이는 날아갈 준비를 하는 씨앗이었는데
너무 이뻐서 곧바로 제 핸드폰에 옮겨와 대기화면으로 쓰고있어요.^^
예쁘다는 말밖에 다른 말을 찾기가 어려웠죠.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다는…ㅎㅎ
울 딸 어렸을 적 생각 많이 나더라. 에궁~ 귀여운 것^^
아빠 이외에 유일하게 그대한테 갔으니 그대도 좋았겠수.
뭣보다 고 예쁜 입으로 종알종알 어찌나 재잘거리던지…
울 딸 생각이 절로 나지 않을 수 없는거야^^
말투가 어찌나 귀엽던지…
그날은 아이들이 모두 귀여웠어.
싸이클론님의 작은 따님 또한 너무 귀여웠다우~
뜨거운 차를 입안에 한모금 담기위해 저는 ‘후~’ 하지요! ^^:
그럼 차향기가 세상으로 날아오른다지요.
아코! 귀여워요!!!!!+ㅂ+
인형이 따로 없었죠.
평소엔 사진도 좋지만 글이 자꾸 읽히는데,
오늘은 글을 읽으려해도 사진에 자꾸 눈이 가요.
빨강 똑딱삔 콕 찌른 아이 참 깜찍하네요.
일상이 늘 여행 같으시겠어요~
ps –
댓글마다 이름이 다르시다는. ^_^a
그런데 backnine, eastman 이름의 의미가 뭐죠?
제가 호기심이 많아서… ^^
backnine은 오블에서 쓰던 거라, 거기서 인연맺은 사람들이 헷갈릴까봐 쓰고 있는 거죠. 뒤쪽의 아홉이란 뜻이예요. 가령 무엇인가가 18개가 있으면 그 중에서 뒤쪽의 아홉 개죠. 그런게 뭐가 있나 싶죠? 골프 코스가 원래 18개 홀로 구성이 되는데 그 중에서 뒤쪽 아홉 개 홀을 backnine이라고 불러요. 제가 그쪽의 일을 워낙 많이 하다보니 그걸 가져다 쓰게 되었죠.
eastman은 제가 활동하는 컴퓨터 동호회에서 쓰는 이름이예요. 외국 사람들하고 채팅하는 경우가 몇번 있었는데 자꾸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는 통에 아시아 사람이란 걸 드러내느라 쓰게 되었다가 컴퓨터 동호회에서도 쓰게 되었죠. 온라인 상에선 여기 사람들을 가장 많이 알고 있어요. 사진 동호회도 겸하고 있죠. 그냥 사는 곳도 서울의 동쪽이고, 이름자 한가운데 동녘동자도 있어서 즐겨 사용하고 있어요. 어떤 사람은 동방인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털보는 제가 수염을 길러서 일부 사람들에게 이 별칭으로 불리고 있어서 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쓰고 있어요.
그 이외의 아는 분들에게는 그냥 제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어요.
사진의 아이는 너무 인형같죠? 지난 토요일날 finder라고 제가 활동하는 사진 동호회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회원분 가운데 한분이 데리고 나온 따님이었어요.
오, 이름에 대한 친절한 답변 감사드려요.
backnine은 ‘9개의 시선’, eastman은 ‘해 뜨는 남자’, 털보는 자유여행 때 ‘프리스타일’인 분들이 종종 수염을 기르곤 했는데 그런게 연상되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