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가 나무를 타고 위로 위로 기어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아마 나무 끝의 하늘이 궁금했나 봅니다.
“아니 아니, 그게 아니예요.”
나무가 지나는 바람의 힘을 빌어 팔을 휘저으며
그런 것이 아니라고, 내 생각이 틀렸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나무가 속삭였습니다.
“다들 담쟁이가 나무를 기어오르고,
또 담을, 벽을 기어오른다고 하지만
사실은 내가 담쟁이를 업어주고 있는 거예요.
이렇게 한 자리에 붙박혀 사는 나무의 삶이 얼마나 갑갑한 줄 알아요.
하지만 담쟁이를 등에 업고 키우면
마치 한걸음 한걸음 걸음을 내딛는 느낌이예요.
담이나 벽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세상을 온통 꽉막아놓은 느낌으로 평생을 견뎌가야 하는게
담이나 벽의 운명일텐데
아마도 등에 담쟁이를 업어 키우면서
세상이 조금씩 조금씩 열리는 느낌을 가질게 분명해요.
나도 마찬가지예요.
담쟁이가 나를 타고 오르는게 아니라
내가 담쟁이를 등에 업고 키우고 있는 거예요.
가끔 당신들이 키우는 아이가
세상을 열어줄 희망이고 미래이듯,
그래서 오늘 당신이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의 힘이듯
담쟁이는 붙박힌 내 삶의 한걸음이고 또 두 걸음이예요.”
나무의 얘기가 끝나고 다시 올려다보니
담쟁이잎이 나무의 등에 업혀
마침 스며든 오후의 따뜻한 햇볕을
달콤하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8 thoughts on “담쟁이와 나무”
나무랑 담쟁이랑 니캉내캉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죠? ㅎ
오늘 이야기는 동화같아요.
그림이랑도 잘 어울리겠어요.
아이들도 담쟁이처럼 우리 등에 업혀 몸과 키를 키우고 세상으로 나가는 걸 꺼예요.
앗, 도루피님은 아직 결혼 안했으니 아직 엄마 아빠 등에 업힌 담쟁이구나.
저희 부모님이 저를 좀 무거워라(버거워)하지요.ㅋㅋ
가을의 노크의 주인공은 노란 은행잎씨군요.
자고 일어나서 보게 아껴두고 갑니다.
거북이 자라 만나기 전에 이만 자러가야겠어요.
아무리 나이먹어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 새나라의 어린이가 될 수 있다니까요.
나무 등에 업혀 빛바라기 하고 있는 담쟁이들이 상당히 귀엽네요.^^
등에 업히면 다큰 사람도 귀여워지죠.
담쟁이덩쿨이 당뇨에 좋다더군요.
돌이나 바위위를 타는 담쟁이덩쿨엔 독이 있으니 절대 안되고
소나무나 참나무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가 당뇨에 좋다고…
동원님 부산에 오실 때 울 웬수의 멋진 얼굴도 찍어주셔요.^^
우리 집도 담벼락 밑에 담쟁이 심어 놓았는데 건 독이 있겠네요.
사진은 걱정 마세요. 사진 찍어달라는 사람 세상에서 제일로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