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는 봄을 노랗게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노란 봄을 노랗게 마무리하죠.
산수유도 봄을 노랗게 시작합니다.
하지만 산수유의 노란 봄은
빨간 가을로 마무리가 됩니다.
산수유는 가을에 빨간 열매를 맺기 때문입니다.
개나리와 산수유의 노란 봄은 여러 번 보았는데
산수유의 빨간 가을은 한번도 보질 못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산수유 마을에 들른 것이 모두 봄이었습니다.
한번은 전남 구례였고, 또 한번은 경기도 이천이었습니다.
개나리는 흔한 꽃이지만
창덕궁의 낙선재와 어느 해 삼각산을 내려오다
어느 절의 어귀에서 마주했던 개나리가 기억에 남습니다.
언제나 개나리는 봄에 만나 노란 봄으로 그 만남을 마무리짓습니다.
산수유는 그와는 좀 다릅니다.
아무래도 노란 봄으로 만났던 그 추억을 잘 간직해 두었다가
나중에 그 자리를 다시 찾아 빨간 가을을 챙겨주고 나서야
비로소 그 만남이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빨간 가을은 못챙겨주고 살고 있습니다.
지나치면서 꽃구경할 때는 좋았는데
산수유의 가을을 빨갛게 챙겨주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물론 내 대신 그곳의 마을 사람들이 잘 챙겨주고 있겠죠?
그곳 사람들은 내겐 그러고보면
내가 산수유의 노란 봄을 챙겨갖고 떠난 뒤
매년 그곳에서 잊지않고 산수유의 빨간 가을을 챙겨주는 사람들입니다.
나중에 들르면 동네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도 챙겨야 겠습니다.
**삼각산은 북한산입니다. 난 삼각산이란 이름이 더 좋아서…
9 thoughts on “개나리와 산수유의 봄”
올해는 그 빨간 가을을 볼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집의 바로 옆 놀이터에 산수유를 심어놔서
올해도 산수유의 노란 봄은 어김없이 마중하고 있습니다.
개나리의 노랑이 예뻐서 몇 번을 찍었지만
생각만큼 이쁜 색이 안나오더군요.
실력은 있는데 싸구려 카메라 탓을 해봅니다.ㅎ
실제로 사진에선 카메라가 엄청난 몫을 차지해요.
저는 사진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하냐고 물으면 그냥 좋은 카메라사면 되지뭐, 하고 답하는 걸요.
*그러고 보니 산수유 마을에 들린 것이 모두 봄이었습니다.
*나중에 들리면 동네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도 챙겨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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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다
->들르다
ㅎ 동원님, 저도 들리다로 자주 썼는데 오마이 편집부에서 ‘들르다’로 바꿔줘서
그 뒤론 안틀리는 단어에요.
‘들른 것’
‘들르면’으로 고치셔요.^^
다른 사람들도 공부하게 그냥 가르쳐 주시지…
고쳤습니다.
아. 패션계에 종사하시는 것도 아니신데 계절을 앞서 가시네요. 벌써 봄이군요. ^^
오늘 저는 무척 춥습니다.
실상을 알고 보면 일 때문에 어디 나가질 못하다 보니 옛날 사진만 뒤적뒤적 거리고 있다는…
노란 봄, 빨간 가을
어느 대상에 색상을 갖다붙이는 게 좋으네요.
빠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서울갈 듯,
바쁘시면 잠깐이라도 시간내주셔요. ^.^
그때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을 마쳐야 해요.
출판사에서 독촉 전화 왔거든요.
블로그로 하루하루 잠깐씩 여행 떠나고 있어요.
도루피님 댁에 갔더니 해넘이를 집에서 볼 수 있더군요.
그것만 해도 큰 여행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