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21일 우리 집에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자주 살펴보는 편이다. 시대의 주된 조류에 대한 관심이 그 계기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자주 이용하지는 않고 있다. 내 입장에선 필요를 많이 못느낀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하는 작업의 자동화에는 관심이 많다. 작업을 하다 보면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작업의 반복은 지루하기 이를데 없다.
보통 자동화를 하려면 스크립트를 작성해야 한다. 일종의 프로그래밍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게 쉽지가 않다. 외국어를 익히듯이 일종의 언어를 익히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크립트에 의존해야 하는 자동화 작업을 해준다고 선전하는 프로그램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그런 프로그램 중에 디노키(Dinoki)라는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웹사이트에 들어가 프로그램을 살펴보다 흥미로운 단어 하나를 접하게 되었다. 인공공감(artificial empathy)이란 단어였다. 인공지능이란 얘기는 많이 들어 봤지만 인공공감은 처음이다.
설명도 아주 재미나다. <백설공주>의 여왕이 거울에게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아름답냐라고 물었을 때 여왕이 원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여왕의 미모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망할 거울이 사실(fact)이 여왕의 욕망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왕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여왕이 원하는 답이 무엇인지를 잘 살피고 그 욕망을 생각 했다면 정보 대신 여왕의 심기에 맞춘 반응을 했을 것이란 얘기이다. 마법의 거울이 아니라 실제로는 공감 능력이 전혀 없는 멍청한 거울이었던 셈이다.
인공지능은 정말 마법의 거울과 비슷하다. 정보 제공은 뛰어난데 공감 능력이 전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른다. 일을 시키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무슨 상전 눈치보듯 잘 알려주어야 답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일을 시키는 것인지, 일을 시키면서 오히려 일하는 인공지능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인지 분간이 안간다. 씨부랄, 일하는 놈이 상전이야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디노키의 웹사이트에선 인공공감을 설명하면서 정보를 냉정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보는 차갑고 냉정하다. 공감의 정서는 그와 달리 따뜻하다. 마법의 거울이 그런 공감의 정서로 답을 했더라면 여왕이 백설공주를 죽이겠다는 사악한 마음을 먹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비록 사실은 아닐지라도 여왕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했을 마법 거울의 답에 만족하지 않았겠는가. 디노키는 자신들 프로그램이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공감을 갖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주장한다. 물론 다 뻥이다. 그런 프로그램이 있을 리가 없다. 그래도 흥미로운 주장이 아닐 수 없었다. 아직 살펴 보고만 있고 사용은 하지 않고 있다.
공감 능력을 갖추려면 언어와 표정에서 드러나는 묘한 심리적 상태를 읽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눈도 없는데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을리 만무이다. 그래도 그런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했다고 주장을 하니 관심이 많이 가긴 한다. 먼훗날 내 표정에서 내 심기를 읽어내고 그에 맞추어 반응을 하는 공감 능력의 인공지능이 정말 나타나기는 할까. 사실 인간마저도 그런 경지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지에 가면 어휴, 저 기계만도 못한 인간이란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개만도 못하다는 말로 수모를 겪어 왔던 개들이 그동안의 수모에서 벗어나는 시절이 될 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