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8월 7일 서울 천호동에서
하루 비가 내리고 먹구름이 물러간 푸른 하늘에서 다시 태양이 이글거린다. 쉴새 없이 뜨거운 햇볕이 지상으로 쏟아진다. 1억5천만 킬로미터라는 가늠하기 어려운 아득한 거리를 8분20초만에 날아 순식간에 지구까지 달려온 빛이다. 그 아득한 거리를 순식간에 달려온 빛이지만 물리학자들은 그 빛이 17만년을 태양에 갇혀 있던 에너지이기도 하다고 알려준다. 수소와 수소가 핵융합을 하여 헬륨이란 이름으로 하나될 때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지만 그 에너지가 태양 표면에 도달하여 빛으로 세상을 향해 날아가기까지는 무려 17만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사랑은 둘을 하나로 묶어 뜨겁게 삶을 불태울 수 있게 해주지만 동시에 둘을 둘의 지옥 속에 가둔다. 태양은 알고 보면 하나된 사랑이 겪을 수밖에 없는 불의 지옥이다. 그 세상에선 뜨거운 사랑 이외에는 아무 것도 살 수가 없다. 17만년의 아득한 세월을 견딘 끝에 그 사랑이 지구에서 또다른 사랑을 꿈꾼다. 그 빛을 에너지로 지구에서 온갖 생명들이 살고 그 생명들은 모두 사랑으로 서로를 엮어가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지옥을 견뎌야 하는 것이 사랑이나 태양계에선 사랑이 사랑을 낳는 기적을 기어코 이루어냈다. 우리는 모두 그 사랑의 완성이자 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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