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의 붉은 달

Photo by Kim Dong Won
2025년 9월 2일 서울 천호동에서

자정의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 보았다. 밤하늘의 달이 붉다. 아파트 위로 가까이 걸려 있었다. 달은 달빛이지만 또 밤하늘을 가는 걸음이기도 하니 집에 다와 골목길을 들어선 늦은 귀가길의 우리들 걸음을 높이만 달리하여 하늘에 걸어놓으면 저리 될 수 있을까. 붉은 낯빛을 가졌으니 그 걸음은 물론 한 잔 걸친 시간 뒤에 이어졌으리라. 오늘 붉은 달이 알려주었으니 다음에는 광화문쯤에서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 마지막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자정을 넘긴 시간에 가까스로 동네역에서 지하철을 내린 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집과 이어지는 골목을 들어섰을 때 마치 붉은 달빛처럼 걸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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