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의 마른 바다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9월 6일 제주에서

제주의 바닷가에서 오징어가 말라간다. 몸의 물기를 모두 바람과 햇볕에 내주며 몸을 말린다. 말리는 동안 철썩대는 코앞의 바다가 오징어의 몸에 바다의 소리를 촘촘히 새긴다. 다 마르고 나면 난생처음 마른 바다가 몸에 가득해진다. 비록 오징어의 몸 어디에서도 이제 바다는 없지만 잘 건조된 바다가 우리 손에 건네진다. 마른 바다를 먹은 우리는 그때마다 바다에 젖는다. 짭조롬한 소금기를 그대로 가진 채 매번 다시 사는 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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