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의 밤풍경

Photo by Kim Dong Won
2018년 11월 5일 서울 종로에서

한밤중의 버스 정류장은 뮤지컬 팬텀을 환하게 알리고 남자는 저고리의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핸드폰에 시선을 올려놓은채 정류장 옆을 지나친다. 공기가 차다. 공기의 싸늘한 냉기는 가을이 깊어졌다는 속삭임이 된다.
텅빈 버스 정류장은 남자의 걸음이 걷고 있는 거리의 시간이 사람들이 모두 돌아간 밤늦은 시간임을 알려준다. 도시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나 지금은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시간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누어 가졌던 거리를 남자가 홀로 차지하고 걷는다. 홀로 걷는 걸음은 여유롭다.
방금 지나친 가로등의 불빛이 남자를 따라 붙으며 그의 어깨에 슬쩍 기대지만 남자는 눈치채지 못한다. 조금 걷고 나면 앞쪽의 가로등이 뒤쪽 가로등 불빛을 떼어낼 것이다.
버스 정류장 위 표지판은 이곳이 종로1가임을 알린다. 근처에는 광화문역과 종각역이 있다. 남자의 걸음은 광화문 방향이다.
보이지 않으나 사진의 바깥에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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