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1월 12일 서울 천호동에서
가지들이 수없이 얽힌 나무를 올려다 본다. 겨울마다 나무들은 잎을 비우고 가지만 남긴다. 우리는 대체로 빈가지에서 상실을 본다. 둘이 키우는 사랑도 저 나무 같은 것이 아닌가 싶어 진다. 둘의 인연도 저렇게 얽히고 설켜 있겠지. 나무에 잎이 돋아 그늘을 드리우면 그 아래서 쉴 때가 있듯 사랑이 키운 인연의 나무 아래서 위안 받으며 쉴 때가 있었겠지. 그러다 앙상한 상실을 앓을 때도 있었겠지. 나무가 계절을 채우고 비우며 살 듯, 사랑도 그렇겠지. 나무는 때되면 계절을 어김없이 맞고 보내지만 사랑은 다만 이 계절 저 계절을 느닷없이 살고 있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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