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선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무채색의 느낌이 납니다.
그건 아마도 건너편에 있는 사람들이
거의 모두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고,
또 그들도 서로 모르는 사이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서로 모르면 시선이 멀뚱해지고,
그러면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무채색의 느낌이 납니다.
도시는 참 이상합니다.
사람은 무지 많은데 아는 사람은 적습니다.
시골의 소읍에 내려가면 그 반대입니다.
사람은 적은 데, 거의 다 아는 사람입니다.
시골에선 사람이 모여있기만 하면 정감어린 색채의 그림이 나오는데
서울에선 사람이 모여있어도 무채색의 느낌이 나는 연유입니다.
그러고 보면 서로 아는 사이란 참 대단합니다.
채색을 뒤바꿀 수 있으니까요.
가끔 아는 사람들을 떼거리로 모아,
길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왁자지껄 떠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아는 사이를 대놓고 과시하며
여기저기 횡단보도를 건너다니고,
그러면서 무채색의 도시를 휘저어 놓고 싶습니다.
12 thoughts on “신호등 기다리는 사람들”
혼자일때는 유채색인데 무리가 되면
무채색으로 변하는 것이 도시의색 이라면
농촌마을은 온통 형형색색으로 물들어있죠….^^
그래서 선생님 그림의 나무와 꽃이 그렇게 화려한가 봅니다.^^
경상도식 말로 하자면, 세 글자
안다꼬^^
챙겨주고 반겨주니
그보다 반가운 일이 있을까나요.
신호등 너머에서 손 휘휘 흔들며 인사하네요^ ^)/
저도 사진찍다 말고 손 휘휘 흔들며 인사. ^^
아는 사람을 떼거리로 모아.ㅋㅋ 재밌겠어요^^
하하하, 히히히, 깔깔깔 웃으면서…^^
‘친한 사람’도 아니고 ‘아는 사람’이면 별 대단한 것도 아닌것 같은데…..
‘아는 사람’이라는 게 또 대단한 거예요.
저는 직장이나 모임에 처음 온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그 사람들이 첫모임에 와서의 긴장된 표정을 보면 참 안타깝거든요.
헌데 그게 별 일도 없이 몇 번만 지속이 되면 몸과 얼굴과 마음의 긴장이 다 풀리는 듯 해요.
아주 오래 전에 아는 분의 1주기 행사에 갔었죠.
문학을 전공으로 하지 않은 통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어찌나 어색하던지요.
그때 지금은 숙대 교수로 있는 권성우씨가 그게 안돼 보였는지
말도 붙여주고 먹을 것도 챙겨주고 그러더라구요.
그 사람도 문학계의 주류와는 담을 쌓고
고집스럽게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이죠.
어찌나 고맙던지요.
인연이란 참 묘한 건지, 몇년전 광화문에 데모하러 나갔는데
그 자리에서 다시 그 사람을 만났지 뭐예요.
같이 어울려 데모하고 헤어졌지요.
그때는 좀 덜 어색하더군요.
어떨 때는 그냥 얼굴만 아는 사이도 참 대단한 거 같아요.
인터넷에서 왔다갔다 하다 만나면 더더욱 그 친숙함에 놀라게 되구요.
인터넷에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찾지도 않게 되니 더더욱 그런 것도 같구.
어제 딸이 일본 다녀 온 소감 말하면서
지하철에 사람이 많아도 조용하게 발소리만 들리는데
우리는 지하철에서 참 시끄러운게 차이인 듯 하다고요
이 글을 읽으니..그래도 우리나라가 아직은 더 정감이 있는 듯 하네요..ㅋ
사람들에게 관심도 아직은 많으니
도시 근교는 무채색은 아닌 듯 해요^^
나무님이란 블로거가 쓴 글을 보니
외국으로 여행가서도 일행 잃어버렸을 때
가장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사람들 찾으면
거의 한국인이라고 하더라구요.
좋게 보면 아주 다이나믹한 것 같고…
나쁘게 보면 말 그대로 너무 시끄러운 것도 같고 그래요.
신호등에서….. 한참 기다리다
날씨도 춥고….배도 고프고…
보는 사람이 없길래…후다닥…ㅎ
뜨금합니다,ㅎ
기다림은 때로는 지루하기도 설레기도 하지요?ㅋ
예전에 그런 퀴즈도 있었는데…
빨간 신호등에 건너는 방법 – 우르르 떼로 건넌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