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과 서울의 불빛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8월 5일 서울 천호동의 한강변에서


밤이 오면 서울은
수많은 불을 켜들고
반짝반짝 눈빛을 빛낸다.

하늘은
아직 살이 많이 오르지 않은
초승달만 딱 하나 내 걸었다.

서울의 그 수많은 불빛에 뭉개져
어둠이 희미하다.
희미한 서울의 밤,
하늘이 내건 초승달 하나가
어둠을 도닥거리며 오늘의 잠을 보살핀다.

수많은 불빛은 어둡고,
초승달 하나만 내 시선에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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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초승달과 서울의 불빛

    1. 가끔 별이 많은 날도 있긴 있어요.
      그래봤자 열손가락으로 셀 정도지만요.
      빛이 워낙 극성을 부리다 보니
      별이 반짝여 밝혀줄 어둠은 없는게 서울이죠.

  1. 어제 저녁까지도 통통한 손톱달모습,
    한남대교를 건너며 한참을 바라보았어요.
    한강이랑 초승달이 잘 어울리더군요~
    일상의 소소한 기쁨, 달님과의 눈맞춤.

    1. 다리에 잘 걸쳐서 잡으면
      그것도 좋은 그림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달이 무지 커보이는데
      사진을 넓게 찍다보니 쬐그맣게 나와 버렸어요.

  2. 무심코 또 클릭해버린 사진 한 장.

    무심한 파란빛과 야시시한 보라빛이 묘하게 섞여가는 빠레트에 이끌려 또 한동안 넋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초승달만 딱 하나 내 걸었다.

    <동원님요! 저기~ 별 여러개 있쏘요>라고 들이대 볼까하다가, 별인줄 알았던 것의 정체가 화면에 들러붙은 먼지임을 확인하고는 부끄러운 마음에 꼬랑지를 살포시 말아봅니다. *^___^*

    지구의 대기와 우주 그리고 태양빛이 만들어 낸다는 하늘. 하늘과 그 속에 사는 더불어사는 구름들은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을 만들어내지 않는 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원님이 보여준 하늘과 달의 모습들은 억겹의 시간이 지나도, 다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장면이겠죠. 그 소중한 추억을 함께 볼 수 있도록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

    덧말 ) 오늘도 1빠 먹고 갑니다… 흐뭇~

    1. 이 날은 사진찍을 때 느낌이 좀 특별했습니다.
      자주 사진을 찍던 지점이었는데 좋은 사진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하긴 이날따라 별이 숨을 죽이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별들이 많았기야 했겠지요.
      숨죽인 별들을 길어올려 빛나게 해야 하는 시대인가 봅니다.

      항상 가장 먼저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을 빌어드리는 것으로 되갚아 드리면 될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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