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집게 2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10월 11일 우리 집에서

빨래집게는
매번 팔의 힘으로 입을 연다.
입을 벌릴 때마다
팔에 잔뜩 힘을 준다.
팔을 잃으면 빨래집게는
그때부터 입을 벌리지 못한다.
팔을 잃은 우리 집 빨래집게,
빨래줄을 꿰고 앉아
굳게 입을 다문채 땅만 내려다보고 있다.
하긴 나도 주먹을 굳게 쥐고
팔에 잔뜩 힘을 주었더니
입이 크게 열리더라.
나는 팔도 성하니
팔에 힘주고 주먹은 굳게 쥐고
입을 크게 벌려 외쳐야 할 때 외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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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빨래집게 2

  1. 입을 꽉 다문 빨래집게,
    너무 앙~ 다물면 이빨이 상한답니다.
    어서 빨래집게의 입을 열어주세요.
    입을 열어 하이얀 이불 호청을 물고, 동원님의 양말 두 짝도 물고, 쉬는 날에는 파란 가을 하늘도 쳐다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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