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한해내내 나뭇잎을 가지끝에 매달아
봄과 여름을 푸르게 장식했다.
가을이 저물 때쯤
나무는 그 잎을 땅으로 돌려보냈다.
땅으로 돌려보내기 전
땅이 내준 물과 양분이 고마워
색을 곱게 물들여 내려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 낙엽, 철망이 가로챘다.
철망은 남과 북을 가로막고,
여기와 저기를 가로막고,
때로 나무와 땅 사이도 가로막는다.
하지만 곧 바람이 흔들어 잎을 땅으로 데려가리라.
때로 끊기고 단절되기도 하지만
단절도 끊김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리라.
12 thoughts on “낙엽과 철망”
철망 속에서도 낙엽의 색채가 더욱 빛을
발하는 군요…..
그 투명하게 빛나는 색채 때문에 철망이 있는데도 마치 지워진 듯한 느낌이 났을 정도였어요.
이 사진 왜 이렇게 좋을까요?
벌써 몇 번째 구경 왔어요.
갑갑함과 자유, 스산함과 따뜻함 사이에서 매번 혼란스러워지는 사진입니다.
외로워질라 치면 곧 든든해지고.
여튼, 참 좋네요.
사실은 철망은 잘 눈에 들어오질 않고… 저녁 햇살에 투명하게 비친 잎만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마치 철망 너머에서 내게 손을 내민 느낌이었죠. 잎 하나가 철망을 지우는 일도 있구나 하면서 찍었다는…
과거 좋아하는 사람치고 꼴통 아닌 사람이 ‘별로’ 없더라구요.
동원님 말씀대로 역시 기계가 아닐런지…..(리만 테러;; )
철망을 걷어내려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어떤 사람들도
기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기부를 해도 빨갱이의 선전 활동이 되는 이상한 나라지요.
그저 생각이 한쪽으로만 기울어지게 만들어진 기계가 아닐까 다시 의심이 갑니다.
이제 곧 존 코너가 막 총들고 일어날 듯 한… =)
답장 감사드립니다!
그러고 보면 미래에서 과거로 가는 건 인간은 안되고 기계만 되는 것 같아요. 자꾸만 과거로 가려는 세력들은 그럼 기계들인가 의심도 가네요. ㅋ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싶습니다. 가치가 곧 돈은 아니니까 힘들더라도 길을 가주시길…
예전 동해안에 놀러가면 해안선을 따라 철조망이 쳐저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바닷속 물고기가 우리를 봤으면 꼭 사진속의 낙엽처럼 보였을 것 같습니다.
해지면 군인 아자씨들이 총까지 겨눠가며 가지 못하게 막았었는데
낙엽은 총부리까지 있던 깡끄리 철망이 아니라서 천만다행입니다.
동해안의 철망은 사실 위쪽으로 날이 바짝선 가시 철조망이 있어서 자세히 보면 섬뜩합니다. 넘어오거가 넘어가면 살을 모두 물어뜯겠다고 이빨을 드러낸 호전적인 모습이 역력하거든요. 어쩔 수 없다 싶다가도 그런게 없는게 좋은 세상인 것은 확실하죠.
낙엽 한 장과 철망… 많은 의미를 느끼게 합니다.
우리 마음 속에도 누군가를 향해 철망을 두르고 있지는 않은지…
철망이 견고해 보입니다. 어찌 헐어야 할런지……
철망은 풍경도 헤쳐요.
아무래도 철망이 있으면 풍경이 깨끗이 보이질 않으니까요.
어쩔 수 없지 하면서도 많이 아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