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잎이 빛에 잔뜩 물들었습니다.
빛에 물들자 잎은 투명해 집니다.
빛은 약간 물의 성질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빛물(빗물이 아니예요)에 불투명이 씻기면서
초록잎이 잠깐 투명해진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초록을 초록이 가리고 있다가
빛물에 씻기고 나면
드디어 투명하고 맑은 초록이 나타나는 것만 같습니다.
가끔 나도 빛에 물들고 싶습니다.
따뜻함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빛물에 씻기면서 나타날 투명한 내가 궁금해지곤 합니다.
아마도 그 전에 나뭇잎처럼 얇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같아선 하루종일 빛을 받아 몸을 담가도
투명해지긴 영 어려울 것 같습니다.
빛에 물들면 투명해지는 얇고 푸른 몸이 그리워집니다.
6 thoughts on “빛물”
상록수가 아닌 나무라면 겨울에 더 빛물을 간절히 원하고 있답니다.
가끔 사람도 광합성을 하면 좀 더 온순해지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그 생각을 접었습니다.
흐린 날 어떤이는 자가발전 솔라형 라이트 밑에 누워있을테고
또 어떤이는 그 옆에 축쳐진 어깨로 쪼그리고 앉아 있을테고.
광합성을 하더라도 부익부 빈익빈은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빛물을 못받고 있으면 쥐들도 더 꼬일 것 같고요.
원래 쥐들은 야행성이잖아요.
낮에도 출몰을 하니 크게 문제가 되는 듯 싶어요.
오. 현미경 느낌.
인터넷 개통 자축 기념으로 동원님 블로그에 첫번째 댓글!
캐나다 가시기 전에 드디어 인터넷이 되었군요.
두 분의 현재 진행형 Love Story도 자주 중계해 주시길.
빗물이 아니라 ‘빛물’이군요.
빛물에 투명해지고 싶은 마음…
참으로 순수한 마음입니다.
저는 두려움이 밀려들고 있어요.
속에 꼭꼭 감추고 있는 나의 마음이 어떻게 비추어질까…
빛 앞에서 더욱 맑고 선명한 초록 빛깔의 나뭇잎이 부럽습니다.
그런 두려움이야 저도 예외가 아니지만…
그 속마음이 가장 맑고 투명한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곤 해요.
처음 연애할 때도 내 속의 그 욕망에 충실했던 것 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