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서 자라면 비록 농사를 짓지 않아도
우리가 먹는 것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볼 수 있다.
때문에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할 수 있다.
감자잎이 어떤 모습이고, 꽃은 또 얼마나 선정적인지 알 수가 있다.
서울에서 살면 그런 것은 거의 알 수가 없다.
그저 땅에서 캐낸 감자알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렇게 서울서 살면 우리가 먹는 것의 시작은 거의 볼 수 없고,
그저 땅에서 거두어들인 마지막 결실만 마주하게 된다.
농촌을 찾았을 때의 소중한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매번 마지막 결실만 취했던 것들에 대해
그러한 것들이 어떻게 그 시작을 열고 있는지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김포의 산새마을을 찾았다.
지난 해의 그 자리에서 올해도 완두콩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낯이 익어 금방 알 수 있었다.
나비처럼 날아가 버릴 듯한 꽃이다.
농촌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데
서울과 같은 도시엔 어찌보면 끝밖에 없는 듯 싶다.
결과에 치중하는 사람들의 습성이
자연의 끝만 취하는 도시의 생활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승재씨 아버님 댁의 뒤쪽 텃밭에서 완두콩의 꽃을
한참 동안 들여다 보다 왔다.
4 thoughts on “완두콩꽃”
예전에 쌀나무를 그린 도회지 아이와 시냇물을 검게 그린 탄광촌 아이가 뉴스에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이야 방송이나 인터넷이 있어서 그런 아이가 없겠지만 그 시절에는 두 세상이 존재했었나 봅니다. 그래도 각박하다는 생각은 요즘이 더 드는 세상입니다.
각박한 속에서도 이렇게 가끔 찾아볼 수 있는 시골이 있다는게 참 좋더라구요. 그냥 닭도 보고, 염소도 보고, 그러는 거지만 아는 사람집에서 그런 것들과 하루를 보낸다는게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 주는 거 같았습니다.
완두콩 꽃이 나비 되어 훨훨 날아가네요.
고향을 떠나온지 오래 되어서일까요. ‘산새 마을’이 어디메인지…..
김포의 고양2리라고 하더군요.
강화도 바로 곁이었어요.
걸어서 바닷가까지 갈 수 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