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은 두 가지로 할미꽃이다.
꽃이 필 때는
그 휘어진 허리로 할미꽃이다.
꽃을 보내고 난 뒤에는
하얗게 센 머리로 또 할미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할머니이지만
서양에선 할머니가 아니다.
서양에선 패스키플라워(Pasqueflower)라 부른다.
패스키는 부활절을 뜻한다.
꽃이 부활절 즈음에서 피기 때문이다.
하긴 할머니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
영영 생을 마감했을 것 같은데
봄마다 다시 피는 것을 보면
부활의 꽃이라는 그 이름도
완전히 우리와는 달리 붙여진 이름 같지는 않다.
할미꽃은 휘어진 허리로 우리에게 와서
하얗게 희어진 머리로 생을 마감하지만
아울러 매년 봄,
우리 곁에서 다시금 부활한다.
6 thoughts on “할미꽃”
와, 저는 이제껏 꽃이 필 때 휘어진 허리의 할미꽃만 봤어요.
백발의 할미꽃은 처음 봤다는….^^;;
현뚱이가 오늘 공룡 디브이디 보면서 DNA 어쩌구 나오는 첫 부분에서 쫌 이해가 안되고 지루했나봐요. 보다가 ‘엄마, 나 졸려. 쫌 자고 또 볼래’ 하드라구요.
자고 나서 보겠다고 하니까 누나가 ‘너 그거 잘 몰르겠어서 재미없잖아. 딴 거 보자’ 하니깐 버럭 하면서 ‘모가 재미없어. 털보 아저씨가 준건데…씨’ 하드라구요. 일단 공룡이고 뭐고 지금 털보 아저씨에 대한 애정과 의리로 충천하신 것 같아요.ㅋㅋㅋ
걱정하는 마음이 반은 있었어요.
혹시 이게 아이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건 아닐까 하는…
그건 알아서 조절해 주세요.
현승이 한테 의리 안지켜도 된다고 해주시구요. ㅋㅋ
뭐, 공룡과 다이노소어에 동시에 익숙해지기만 해도 그것만으로 좋지 않을까 싶어요.
할미꽃을 보면 정말 할미가 생각납니다.
꽃이 지고나면 허리가 펴지나 보네요.
새벽에 산소옆에서 이슬맞은 할미꽃은 감동 그 자체였던 기억이 납니다.
고향의 뒷동산에 참 많았었는데… 고향 떠나고 한번도 그 산에 올라가 본 적이 없어요. 가끔 고향의 그 산이 그립곤 합니다. 그 산에 있던 산소와 그 산소에 피던 할미꽃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그립네요. 그리운 곳이 있다는 것도 큰 행복이지만요.
할미꽃 허리가 많이 힘들어 보여요.
꽃이 지고난 후 하얀머리 처음 봤어요. 꽃이 떨어지면 그만인 줄 알았는데..
왜 꽃의 이름이 그리 다를까요? 동양과 서양의 감성차이 때문일까요?
동양이나 서양도 또 각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는게 영어밖에 없어서
그것만 참조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아쉽기만 하기도…
때로 우리 이름이 좋을 때도 있고,
또 서양 이름이 끌릴 때도 있고 그렇습니다.
아, 동강 할미꽃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계시더군요.
정정하신 영월 정선의 할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