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는 풍경을 만들기도 하지만
풍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느 산에 가나 항상
풍경을 보여주는 바위가 있는 듯 싶다.
검단산도 예외가 아니다.
검단산에선 북쪽으로
팔당의 한강과 하남시를 모두 보여주는 바위가 있다.
9월 20일 일요일, 검단산에 올랐을 때도
나는 그 바위를 찾아 그곳에서 한참 동안
바위가 보여주는 풍경과 함께 했다.
바로 이 바위이다.
등산로는 아니어서
바위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나와야 한다.
산을 내려가던 사람들이 종종 들렀다 간다.
아래쪽으로 시선을 두면
팔당댐을 빠져나온 한강이
덕소를 거쳐 천호동 쪽으로 몸을 튼다.
왼쪽의 정방형으로 길게 고여있는 물은
미사리의 조정경기장이다.
위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팔당댐과 양수리로 가는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팔당댐은 주말에는 차를 이용하여 건널 수 있다.
겨울에는 얼어붙는다.
팔당댐의 차량 통과 다리는 공도교라고 불린다.
정면으로는 예봉산이 솟아 있다.
예봉산에 올라 왼쪽으로 걸음하다
왼쪽 끝무렵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운길산으로 이어진다.
아주 긴 코스이다.
예봉산은 경관이 좋지만
운길산은 수종사에 이르기까지는 그다지 경관이 트이질 않는다.
한강 아래쪽을 보다
시선을 더 왼쪽으로 돌리면
하남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남시는 검단산과 남한산성,
그리고 미사리의 한강변을 끼고 있다.
바로 아래쪽으로는 팔댕대교가 한강을 건너고 있다.
양수리나 양평, 속초 갈 때 타고 나간다.
예봉산이나 운길산 갈 때도
나는 버스를 타고 이 다리를 건너가 구리에 있는 도심역을 이용한다.
팔당대교를 좀더 가까이 들여다본다.
걸어서 건너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지만
태풍 오던 어느 날 다리에 올라갔다가
거센 바람을 한번 맞아본 뒤로는 그런 생각을 버렸다.
저렇게 한강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발시릴 거다.
팔당역으로 기차 하나가 미끄러져 들어간다.
모양으로 봐선 사람 타는 열차같지는 않고 화물열차같다.
아직 팔당역은 한번도 이용해보질 않았다.
팔당역에서 도심역 사이의 터널.
터널은 이상한 습성을 가졌다.
하루 종일 기차를 삼켰다 토해냈다 한다.
덕소의 아파트들.
이 동네도 산과 물로 보면 아주 좋은 동네이다.
앞으로 한강이고 뒤로 예봉산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초에 이 동네의 새재고개를 자주 오르곤 했었다.
계단식 논이 바로 지척이 있었다니.
층층으로 쌓여진 논에 가을빛이 완연하다.
곧 뒤쪽의 예봉산에도 가을색이 완연해질 것이다.
4 thoughts on “바위와 풍경 – 검단산에서”
저도 저 곳에 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미사리 경기장을 보곤 뭐하는 곳인데 연못이 반듯하냐고 물어보기도 했었습니다.
검단산은 전망이 뻥 뚫려 있어 좋더군요.
저런 산을 동네산으로 하나 갖고 있으면
마음이 든든할 듯 싶습니다.
결혼하고 삼각산 언저리에서 살았는데
몇번 가보지는 않았지만
문나서면 갈 수 있는 산이 있다는게 좋았더랬습니다.
전에 일러주신 대로 도심역에서 국수역이나 운길산역에 내려
청계산과 운길산은 가 봤는데,
조만간 새재고개와 예봉산으로 방향을 틀어야겠습니다.
오늘 사진은 제 눈에 많이 익은 곳들이라 더 정겹네요.^^
저희는 그래도 좀 맘먹고 나서야 하고 버스도 바꿔타야 하는데
하남에선 집만 나서면 갈 수 있는 산이 많아서 아주 좋을 듯 싶어요.
날 좋은 날은 검단산에서 남산타워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물론 저는 그렇게 날 좋은 날은 못올라 봤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