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Iron Birds)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10월 15일 미사리 한강변에서

철새떼가 하늘을 가로 질러 날아갔다.
커다란 대장 철새를 맨앞에 세우고
작은 철새들이 그 뒤를 따랐다.
철로된 새들이었다.
기러기나 청둥오리가 줄을 지어 날아갈 때
조용하게 가을이 더욱 깊어지던 하늘이
우르릉 시끄러운 소음으로 잠시 흔들렸다.
하늘에서 쇳냄새가 나는 듯 했다.

8 thoughts on “철새(Iron Birds)

  1. 모래 속에 지남철을 넣으면 철이 달라붙듯 새들이 그렇게 오글오글 모여 있어 철새인줄 알았는데, 철이 없어도 철새군요. 시칠리보다 아름다운 분원… 맞는것 같은데요. 제주도, 마라도에서 무지 안타까웠어요.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한 죄에 대해… 요즘 제주도가 올레 덕분에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한것 같아 다행이고, 아직 멀었고… 그렇답니다.

    1. 해외에 사시던 분들의 눈인데다 안목까지 갖춘 분들이라 맞긴 맞는 것 같은데… 제가 해외에 한번도 나가보질 못한지라 아직 잘 체감은 안돼요. 사실 고향 좋은 줄 고향 떠서 서울와서 알게 되었으니 그 말이 맞는 건 같은데… 아무래도 이 땅의 발견을 위해서 해외에 한번 나가던가 해야 겠어요.
      제주도는 좋긴 좋더이다. 내륙에선 아직 제주도에 비견할 곳은 설악산 밖에는 못봤어요. 한해에 한번 설악산엔 꼭가자고 했었는데 벌써 세해째 공수표되고 있네요.

    2. 털보님, 해외에 한번 나갔다 오시면요…
      광화문에서 보이는 북악산이 달라 보이실 검다…..
      좀 오바하면, 대한민국 만쉐이~~ 소리 나옵니다..ㅎㅎ..

    3. 하하, 마종기 시인과 똑같은 소리를 하십니다.
      미국의 구름은 맛이 싱거운데 한국의 충청도 구름은 맛이 짭짤하다고 하셨거든요. 시인의 그런 태도 때문에 그날 이건 단순히 고국에 대한 향수나 그리움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태어난 나라와 질기게 묶여 있는 진한 사랑 비슷한 것을 많이 느꼈죠.
      프랑스 파리에 가보고 싶은데 겨기 가서도 정말 한국이 떠오를지 나중에 봐야 겠어요. 마종기 시인은 남미의 해변에서 늘씬한 미녀들을 봐도 우리나라 남해안 풍경의 발끝에도 못미친다는 생각에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고 했거든요.
      근데 저보고 그러긴 했어요. 자신이 이러는 거 이해가 잘 안되지요 하고 말예요. 그래서 그 자리에선 그렇다고는 했었죠. 이충렬 선생님도 그렇고 한번 연구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2. 아주 재미있는 사진입니다…. ㅎㅎ
    어제 추수감사절이었는데, 너도님 편에 아주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중간에서 도와주셔서 너무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조만간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

    1. 좋은 소식이 있나 보군요.
      축하드립니다.
      언젠가 미국에 사시는 마종기 시인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냥 광화문 땅을 밟고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시더군요.
      늘상 아무 생각없이 나가는 퇴촌의 남한강 풍경에 대해선
      이탈리아의 시칠리보다 아름다운 곳이라고 해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라안에서 챙기지 못하는 우리의 문화를 이국에 사시면서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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