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독립된 서버를 하나 갖고 있으면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다.
다른 무엇보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공간을 갖고 있다는 뿌듯함이 가장 크다.
각종 설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령 기본대로라면 보통의 게시판에서 올리는 파일의 전체 용량은
8MB 정도로 제한이 된다.
파일 하나의 용량은 더욱 작아서 2MB에 그친다.
이를 관장하는 php의 설정값이 기본으로는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게시판들은 이를 좀더 확장해주지만
그러나 그렇게 넉넉하게 확대해 주지는 않는다.
내가 내 서버를 갖고 있으면 그런 설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각종 프로그램을 깔아서 원격으로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의 통계를 작성해 볼 수 있는 것도
좋은 점 가운데 하나이다.
그래서 딸이 넘겨주고 간 컴퓨터에
우분투라는 리눅스 운영체제를 깔아서 나만의 독립된 서버를 구축했고
한동안 아주 잘 썼었다.
그 서버가 망가진 뒤로 난 이제 우분투는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속도 1.7GHz의 펜티엄4 컴퓨터에서는
그것을 돌리기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처음에 내가 사용하던 데비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역시 깔아보니 데비안은 아주 가볍게 잘 돌아갔다.
최신 버전인 5.0.3판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MySQL이라는 데이터베이스를 기본으로 깔아야 하는데
까는 데까지는 문제가 없었으나 터미널에서만 접속이 되고
phpMyAdmin이라고 하는 사용이 손쉬운 프로그램에서 접속이 안되는 것이었다.
또 NTFS 타입으로 포맷된 하드를 읽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였다.
이를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패키지가 있었지만
이것 또한 까는 것이 복잡했다.
한 다섯 번은 깐 것 같다.
결과는 계속적인 실패였다.
할 수 없이 다시 우분투로 돌아갔다.
하지만 9.10에서 낭패를 보았던 터라 9.04로 깔았다.
9.04판은 데비안만큼 날렵하진 않았지만
그러나 사용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나는 우분투 9.04판을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업데이트 안내자가 9.10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버튼으로 날 유혹했지만
나는 절대로 그에 넘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것 역시 마찬가지 증세를 보였다.
데이터베이스는 깔리는데 접속이 안되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터미널에서만 접속이 되고
나같이 하드코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phpMyAdmin에서는 전혀 무반응이었다.
그냥 ID와 password를 넣으면 묵묵부답이었다.
어디가 틀렸다는 문구라도 나오면
그나마 그거라도 들여다보며 어떤 궁리라도 해볼텐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이럴 때 정말 사람 환장하신다.
내가 마련해놓은 금고에 내가 못들어가는 꼴이다.
열쇠는 하나밖에 없는데
그 열쇠를 꽂아서 아무리 돌려도 문이 안열린다.
인터넷을 뒤져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고 그것을 해결하는데 꼬박 이틀을 까먹었다.
그 사이에 또 데비안으로 가면 될까 싶어서
데비안과 우분투 사이를 오고가며 지우고 깔고를 반복했다.
거의 꼭지가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에
나와 똑같이 우분투 9.04에 내가 원하는 모든 것,
즉 Apache2, MySQL, php5, phpMyAdmin을 깐 사람의 동영상을
YouTube에서 보기에 이르렀다.
근데 이 사람, 나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각종 서버용 프로그램을 깔고 있었다.
아주 손쉽게 시냅틱 패키지 관리자를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무슨 저런 방법이 다 있었나 싶었다.
그 사람이 사용한 방법을 그대로 따라했다.
결과는 그대로 성공이었다.
완전히 눈알이 빠지도록 모니터를 쳐다보며 이틀의 시간을 날린 뒤끝이라
정말 바깥으로 뛰쳐나가 성공을 소리높여 외치고 싶었다.
결국 나는 좀더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는 데비안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최종 선택은 우분투로 기울고 말았다.
서버 하나를 갖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우분투는 거의 모든 것이 자동으로 깔리기 때문에
변경해야 할 것을 나중에 일일이 바꾸어야 한다.
가장 먼저 한 것은 IP 번호의 수동 설정이다.
그 다음에는 웹서버의 기본 포트인 80포트를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서 막아놓기 때문에
이를 다른 번호로 바꾸어야 한다.
이건 일반 사용자 계정에선 되질 않는다.
때문에 root 계정으로 들어가서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런데 우분투는 root 계정으로는 아예 접속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이 부분의 패스워드 설정 과정 자체가 없다.
이것 또한 root의 패스워드를 설정하여 로그인이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인터넷에 글을 올려놓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ftp 서버까지 무사히 깔았고, 각종 게시판도 성공적으로 설치했다.
데비안은 한 일곱 번, 우분투는 한 세 번 정도를 깐 것 같다.
그 사이에 마음이 급해져 최신의 아이맥에 설치된
Snow Leopard에서도 시도를 해보았다.
결론은 우분투 9.04였다.
나 새살림 차리려다 그동안 함께했던 여인에게로 다시 돌아왔다.
사실 나에게 있어선 데비안보다 우분투가 매력적이다.
데비안은 몸매가 날렵하다는 것 이외에는
자판이며, 많은 것들이 불편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자는 날렵하고 예쁘고 쉬운 여자이지만
나는 날렵한 여자와는 사귀는데 실패했다.
까는 동안 도움을 받았던 페이지의 링크를 아래에 밝혀놓는다.
–IP 번호 수동 설정법: http://forum.falinux.com/zbxe/?document_srl=518113
–root 계정으로 로그인하기 위한 설정법: http://mwultong.blogspot.com/2006/10/ubuntu-root-root.html
–Apache2, MySQL, php5, phpMyAdmin 설치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S_5S5kg83dE
–phpMyAdmin 설치하고 반드시 변경해야할 아파치 설정 파일의 변경 사항: http://jubuntu.tistory.com/7
–Apache2의 기본 포트 변경시 주의 사항: /etc/apache2/ports.conf에서만 포트를 추가하지 말고 /etc/apache2/site-enables/000-default 파일을 열어서 맨 위의 포트 번호도 바꿔주어야 함. 참고: http://ubuntu.or.kr/viewtopic.php?f=21&t=3491
–주의 사항: MySQL은 초기 설치 이후 절대로 건드리지 말 것. 즉 터미널로 접속하여 root 계정의 패스워드를 설정하거나 하는 짓을 하지 말 것.
6 thoughts on “데비안과 우분투 사이에서”
뭔 말인지 거의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결하신 것 같군요.
데스크탑 화면이 심플한 게 나름 날렵해 보이는데요.
있다가 없으니까 왜 그렇게 불편한지요.
게다가 거래처에서 일 시작하면서 자료 올린다고 연락오는 바람에 부랴부랴 복구를 했죠.
이게 한번 설치해 놓고는 모니터도 없이 거의 다른 컴퓨터에서 접속하여 원격으로 프로그램을 까는지라 땀좀 쏟았죠.
하여간 현재는 잘 돌아가고 있고 시간되면 어디에 가 있으나 손을 볼 수 있도록 좀더 정밀하게 만져놓으려구요.
와 대단한 삽질을 성공시키셨군요
서버를 가진다…
서버를 가진적은 베리즈 웹쉐어라는 프로그램으로 파일공유하고
p2p 프로그램으로 윈도우상에서 파일공유 해본적 밖에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ㅎㅎ
축하드립니다 삽질이 성공했을때의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ㅎㅎ
그 기분때문에 전 삽질을 계속 시도 했던걸수도… ㅎ
자주 들르겠습니당
어찌 너의 해킨토시 삽질에 비기겠니.
그건 정말 대단하더구나.
나는 사실 삽질이라고 할 수도 없다.
요즘의 리눅스는 거의 자동으로 깔리거든.
다만 서버로 쓰려면 그때부터 좀 삽질을 해야 하는 것 뿐이지.
항상 건강하고 즐겁게 살려무나.
그제 술 잘 마셨습니다.
무사히 들어가셨죠?
허우적대다가 인사도 못드리고 헤어졌습니다.
건강하시고 또 뵙겠습니다.^^*
잘들 들어가셨나요?
복많이 받으시고 하는 일 모두 이루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