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10 지방선거에서 서울 시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 선택 도우미라는 것을 이용해보았다.
경실련에서 마련한 것으로
웹 페이지에 접속하여 후보군을 선택한 뒤
화면에 나오는 각종 항목에서 답을 하면
내게 맞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보여준다.
항목은 무상급식과 같은 구체적 정책에 대해 묻는 경우도 있었고
담배값을 올리면 금연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나는 서울 시장 후보들에 대해서만 이를 이용해 보았다.
그 결과 나와 가장 큰 적합도를 보인 인물은 노회찬이었다.
노회찬의 정책은 내가 꿈꾸는 세상과 85퍼센트의 일치를 이루었다.
그 다음은 한명숙. 그의 정책은 내 선택과 60퍼센트가 일치했다.
조금 놀라웠던 것은 지상욱. 무려 40퍼센트가 일치했다.
더 놀라운 것은 오세훈. 15퍼센트의 일치 부분이 있었다.
오세훈과 내가 일치하는 것이 있다니!
항목을 살펴보니 그 15퍼센트의 일치 부분은
다른 후보들도 모두 견해가 같은 부분이었다.
누구를 선택해도 15퍼센트는 넘게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끝나고 나면 각 후보와의 적합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퍼센트로 보여준다.
이 결과에 따르면 나는 85퍼센트의 일치를 보인 노회찬을 찍었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한명숙을 찍었다.
60퍼센트는 충분히 이루어질 수도 있는 현실이지만
85퍼센트는 지금의 입장에선 거의 꿈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15퍼센트는 변화가 아니라
사실은 60퍼센트의 변화 마저도 가로 막고 있는 수구의 장벽이다.
나는 일단 그 수구의 장벽을 넘어서고 싶었다.
그리하여 내 마음은 노회찬에게 있었지만 나는 한명숙을 찍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마음이 가는대로 했다.
나도 사실 내 마음이 가는대로 하고 싶었다.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이제 나이가 들어 자꾸만 현실을 힐끗거리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나의 현실적 선택, 즉 현실적으로 가능한 변화의 극단인
60퍼센트를 선택한 것보다
마음가는대로 선택한 사람들의 꿈이 더욱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85퍼센트의 변화를 바라는 그 꿈을
현실을 도외시한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또 무모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사실 60퍼센트가 60퍼센트가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견인력이다.
60퍼센트의 현실적 변화는 85퍼센트의 꿈이 앞에서 이끌기에
절반을 겨우 넘어서는 그 자리까지 갈 수가 있다.
사람들은 선거의 뒤끝에서 자꾸만 85퍼센트의 꿈이
60퍼센트의 변화를 막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실제로 변화를 막은 것은
15퍼센트의 변화 이외에는 꿈쩍도 않는 보수적 선택이다.
모두가 꿈을 내놓고 현실을 힐끗거리는 60퍼센트의 성공보다
여전히 꿈꾸는 자를 갖고 있는 60퍼센트의 실패가 더 값지다.
그래서 나는 이 다급한 와중에서 힐끗거리지 않고
노회찬을 지지해준 그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내가 지키지 못한 85퍼센트의 변화에 대한 내 꿈을
얼굴도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주었다.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13 thoughts on “60퍼센트의 변화”
마침 컴퓨터 앞이셨군요. : )
정말 반갑습니다.
깊은 감동과 희망을 전해주는 글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1. 브라우저 RSS 현출기능
최근에 업데이트된 어떤 브라우저에서도(심지어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도) RSS 단추는 브라우저 내부에서 자동적으로 검색해 그 활용 가부를 현출해주고 있습니다. ^ ^;; ( http://www.minoci.net/841 )
2. 독립형 블로그(설치형 블로그)
네, 잘 알고 있습니다. : ) 저 역시 블로그 의 (물적) 독립성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독립형(설치형) 블로그들이 점점 더 사라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는데요. ^ ^;;
블로그 툴은 여전히 ‘태터툴즈’ 시절의 초기 모델을 고수하고 계시네요.
태터툴즈를 전신으로 하는 ‘텍스트큐브.org’에서 ‘텍스트큐브’라는 좀더 우수한 툴을 계속 업그레이드 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참조가 되실 듯 하여 관련글 링크 몇 개 남깁니다. ^ ^;;
http://www.minoci.net/570
http://www.minoci.net/748
http://www.minoci.net/1017
다시한번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맥을 사용하다 보니
최근의 텍스트 큐브가 글쓰는데 너무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옛날 것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추.
아참 RSS는 아까 물론!! 등록했습니다. ^ ^
앞으로 종종 찾아뵐게요.
녜, 방문 고마워요.
저도 종종 들러볼께요.
추.
RSS를 등록하려고 하는데요.
FF에서 RSS 단추가 브라우저 주소창에 현출이 안되네요? (갸우뚱….)
아, 사이드바 하단에 RSS 단추가 보이네요. 🙂
이게 완전 독립 블로그라
RSS는 수동으로 추가하셔야 할 거예요.
RSS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blog.kdongwon.com/rss
그냥 어디도 속하기가 싫어서 블로그는 제가 만들어서 쓰고 있거든요.
감동적인 소회를 들려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작은 응원이지만 힘내시길요.
경실련에서 이런 선택 도우미를 제공했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저희도 경기 지사 항목을 해볼 걸 그랬습니다.
한명숙씨가 구체적인 정책보다는 이름과 상징성이 앞섰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장관 두 번에 총리까지 지냈으니 행정력이 아주 없는 건 아닐 거에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민주 진영의 준비 부족과 자신감 결여도
패인의 한 축을 이루고 있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노회찬씨의 완주와 선전은 좀 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거구요.
저도 아슬아슬하게 졌을 때는 좀 울컥했는데
항상 그런 감정적 반응이 옳은 것은 아닌 것 같아
이내 차분하게 저를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이번 선거는 아주 바람직한 선거의 전형같아서 뿌듯합니다.
노회찬씨에게 아는 사람 통해 후원금좀 보내려고 생각 중이예요.
한명숙씨가 이길 것 같은 보도를 보고 ‘아, 드디어’ 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뒤집힌 결과를 보고나니 괜시리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거기다가 투표한 연령대, 지역별 투표 백분율을 보고나니
더더욱… 강남 시장 당선 축하라는 글 또한 얼마나 안타깝던지.
고향인 경남에서 뽑힌 도지사는 정말 기대할 만 하겠더라구요.
땅끝까지 떨어지는 윤리적인 인식에 못지않게 높아져가는 선진의식이
요즘 많이 느껴집니다~
어떻게 보면 한명숙씨 떨어진 것이 더 놀라운 시민의식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거의 준비가 안된 사람이란 인상이 많이 들었거든요. 이계안과 노회찬이 양축을 이루어 단일화를 했으면 가장 이상적이 아니었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