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슬픔을 어찌 모르랴.
두터운 콘크리트 벽으로 막지 않았다면
슬픔도 없었으리라.
오늘 슬픔으로
깎아지른 네 얼굴을 흘러내리는 빗물은
아마도 어느 나무나 풀, 혹은 꽃의 뿌리에 안겨
생명의 단물이 되었겠지.
그러나 콘크리트 벽으로 막힌 천변에서
빗물은 너의 슬픔이 되어
네 얼굴을 눈물로 흐른다.
그러나 너무 슬퍼하지 마라.
네가 슬플 때,
그 슬픔을 먹고
푸른 풀이 생명을 일으킨다.
비오는 날마저 네가 슬프지 않았다면
푸른 풀도 없었으리라.
콘크리트 장벽으로 꽁꽁 막아놓은 천변은
비올 때마다 슬프지만
그 슬픔을 먹고 푸른 풀이 자란다.
4 thoughts on “눈물과 푸른 풀”
햐-
이거 참 멋진 사진입니다.
슬픔을 먹고 잘는 생명
강한 놈을 발견했네요.
비온 뒤끝에 새로 난 산책길로 나섰다가 만났어요.
얘말고도 여럿 있더군요.
꽃도 있을지 모르겠어요.
좀 한가해지면 또 가보려구요.
생명의 강을 살리기 위해 싸우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털보님은 가장 아름답게 싸우고 계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연이 자연 그 자체로 말하는 것이 가장 힘있는 저항일지 모르겠어요.
저 연약한 풀 한 포기의 슬픔처럼요.
저들이 제발 알았으면 좋겠어요. 생명은 콘크리트로 틀어 막아질 수 없는 것을요.
가장 연약해보이는 들풀 한 포기로도 무대뽀 콘크리트는 언제든 뚫을 수 있다는 것을요. 암튼, 늘 지지와 박수를 보내드려요.
4대강 사업 저지 미사에 못간 것이 한참이나 되었어요.
빨리 일을 마무리해야 다시 가는데 요즘은 계속 일에 붙잡혀 있다는.
그냥 역사의 후퇴도 발전의 한 양상이려니 하고 버티고 있습니다.
빨리 서울 광장 조례나 개정해서 서울 한복판에서 모여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