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엔
상암동의 월드컵 공원과 하늘공원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도심의 공원이 어디나 그렇듯,
그곳에도 잘 가꾸어놓은 자연이 있다.
이건 복원된 청계천을 따라 걷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도심의 자연은 그것이 아무리 잘 가꾸어져 있어도
자연이 그곳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반면 서울을 멀찌감치 벗어나면
그 느낌은 정반대이다.
가령 영월 읍내로부터 40여리를 벗어난 내 고향 문곡으로 내려가면
그곳에선 오히려 마을이 자연 속에 묻혀있는 느낌이다.
춘천의 청평사 계곡을 오르내릴 때도 그 느낌은 마찬가지였다.
도시에 마련된 인공정원의 자연과 비교하면
그곳의 자연은 그곳에 함께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아마 어제 월드컵 공원과 하늘공원에서 내가 스친 사람들의 숫자를 꼽아보면
열 손가락으로는 몇번은 오무렸다 폈다를 반복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사실 나는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상하게 그곳에선 사람들과의 사이도 멀어만 보이고,
또 그 잘가꾸어진 계곡을 내려다볼 때도
그곳과의 느낌이 멀어만 보일 때가 많다.
그에 비하면 평일의 청평사 계곡은 한적하기만 하다.
그러나 그곳에 있을 때 나는 자연과 함께 있다는 느낌이었다.
사람들과 멀어진 호젓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은 듯한 느낌이
우리들이 멀리 자연으로 걸음했을 때 얻게 되는 신비가 아닐까 싶다.
어디, 버스나 기차타고 좀 멀찌감치 떠났으면 좋겠다.
7 thoughts on “갇힌 자연, 함께 있는 자연”
오늘아침 신문보니까 스트레스 받을땐 조용하고 한적한곳을 천천히 사색하듯 걸으면 해소된다는 글을 보니까 제주도의 바닷가 근처의 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이 딱 떠오르더군요.
그런길을 걷다보면 기분나쁜일같은건 그때 그때 날려버릴수 있을것같았거든요.
찾아보니 거기가 큰엉(해안경승지)네요.^^
제주도 사람들은 무슨 병이 날까 싶을까 정도로 경치가 좋았던 기억이예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우리와 똑같은 생활일지 몰라도 제주도에 갔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곳의 아름다움은 정말 하루 종일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다녀도 될 정도로 넘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춘천…청평사 계곡 참 오랜 만이네요…
만들어진 ..인위적인 아름다움은 단정하긴 해도
왠지 얄따래요..그래서 그렇지 않을까싶은데….
오늘 검단산 아래쪽까지 버스타고 갔다가 그곳의 팔당 한강가에서 미사리까지 걸어내려오며 사진찍었어요.
하늘공원보다 훨씬 좋더군요.
아는 사람들과 11시까지 술마시고 들어왔네요.
정말 좋은 데 사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기반 시설의 부족함을 잊게 해주는
절대적인 선물 이긴 하지요
맘 답답 하땐 그저 흐르는 강물만 보고 들어와도^^
늘 영,육간에 건강 하세요
저는 아직 하늘공원도 못가봤답니다.
밤에 차를 타고 지나면서 멀리서 본 것 뿐. 그때 그곳이 하늘 공원인줄 알았다죠.
저도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좋은 데이트 장소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