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나무 꽃 중에서 두 송이는…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4월 11일 경기도 팔당의 예봉산에서

생강나무의 꽃은 모두 노랗다.
다 똑같아 보인다.
봄볕이 불러낼 때
노란 꽃을 피우는 것은
생강나무의 일상일 것이다.
우리의 아침에 해가 뜨고
우리의 저녁에 해가 지듯이
그렇게 반복되고 거듭되는 일상으로
꽃을 피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의 두 송이 정도는
아마도 사랑으로 피웠을 것이다.
우리도 그럴 것이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렇게 살다가
삶의 어느 이틀 정도는 사랑으로 지내고 있을 것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4월 11일 경기도 팔당의 예봉산에서

8 thoughts on “생강나무 꽃 중에서 두 송이는…

  1. 생강나무꽃..이제는 산에서 잘 찾아 보고..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생강나무구나요….^^
    일상이 피워낸 생강꽃과 사랑으로 핀 생강꽃이 냄새가 다른지 갑자기 궁금해졌어요ㅎ~~ 좋은 저녁요!^^

    1. 봄에 산에 가서 노란 거 봤다고 하면
      거의 백발백중 생강나무다 하면 될 거예요.
      잠깐 피고 지기 때문에 볼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아요.
      푹쉬길요.

  2. 자꾸 들여다보면 어느순간 짠~하고 특별해지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산수유와 생강나무를 헷갈려하다가
    멀리서만 봐도 생강나무를 알아보게 되는 순간처럼요..
    울 딸내미 같은 반 쌍둥이 친구들 구별하는 그런 것처럼요..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으로 살고 있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보는 날..그 날이 바로 그 날일 거에요..^^

    1. 실제로 살기는 일상으로 살면서
      자꾸만 확연하게 손에 잡히는 이틀을 꿈꾸는게
      우리들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알고 보면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보이는데 말예요.
      어느 때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는지 한번 생각해봐야 겠어요.

    2. 조금 더 들여다보다가 궁금한 게 생겼어요.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꽃을 동백꽃이라 했다던데
      혹시 eastman님도 그러셨나요?
      김유정의 동백꽃이 생강나무라 하는게 생각이 나서요..^^

    3. 사실 강원도는 같은 강원도라고 해도 자연 생태계가 완전히 다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게 아마도 산을 너머가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그래서 자랄 때 생강나무를 못봤어요. 보질 못했으니 이름도 몰랐죠, 뭐. 김유정 고향이 춘천이라고 하니 거기랑 제 고향 영월은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렸을 때 제일 많이 본 꽃이 할미꽃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거 구경하기 힘들더군요.

  3. 매일 반복되고 거듭되는 똑같은 일상마저도
    기실 사랑으로 보내는 건 아닐까요.
    물론 저도 특별한 이틀을 노래하고 싶을 때가 있긴 하지만요..^^

    1. 그렇다면 사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사랑이 일상화된 순간이네요.
      살아있는 동안 심장이 계속 뛰듯이 우리도 모르게 사랑이 내면의 박동이 되는 듯도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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