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집의 2층은 집의 처마가 양철로 되어 있다.
비가 한번 내리면 빗소리 하나만큼은 요란하기 이를데 없다.
비가 올 때면 졸지에 양철 처마는 양철북이 된다.
빗소리가 하도 요란하여 2층에 올라가 봤더니
비가 그냥 내리는 것이 아니라
양철 지붕에 부딪쳐 잘게 깨지고 있었고,
깨진 빗방울이 뿌옇게 날리고 있었다.
비는 수직으로 내리는가 하면 비스듬히 옆으로도 날린다.
가로로 세로로 씨줄과 날줄을 넣어가며
촘촘하게 옷감이라도 짜듯 쏟아지고 있었다.
며칠전 비올 때 나가 보았던 골목처럼
이번에도 예외없이 골목은 물의 길이 되었다.
물들은 소리없이 조용히 다니라고 만들어놓은 하수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모두 등에 등을 밀며 물결을 이루어 골목길을 와와 몰려 내려갔다.
왜 이렇게 유난히 비가 많은 것일까.
4대강 사업으로 예민한 탓인지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강의 물길을 제멋대로 막고 틀어놓자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는 폭우가
마치 물길을 예전대로 돌려놓겠다는 하늘의 뜻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는 비를 바라보는 마음이 별로 편치를 못하다.
4 thoughts on “여름 폭우”
동원님 사진은 잠김도 아름다이 보이네요..렌즈 밖의 세상이
렌즈 안으로 저렇게도 기막히게 들어 오는군요…
새삼 신비하네요..
비..너무 많이 와요
무섭네요..정말이지 해마다 더 심해질 듯한 불길한 예감…
원래 폭풍우 때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바닷가도 사진에서는 멋지게 잡히곤 해요. 태풍치던 날 바닷가에 사진찍으러 갔는데 개미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는. 그만큼 위험하다는 얘기죠. 저도 겁나서 망원렌즈로 찍기는 했지만요. 비너무 오니까 사진찍으면서도 겁나더라구요.
양철북을 말씀하시는데 사진은 아름답습니다.
양철 처마 밑에서 튀기는 빗물을 맞으며 날리는 비를 바라보는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하얗게 부서져서 날리는 빗방울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서 카메라 들고 올라간 거였어요. 오늘은 바깥에 좀 나가볼까 생각 중인데.. 비가 워낙 굵어서 사진찍는 거 자체가 쉽지 않은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