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의 창에서 마주하면
빛은 눈을 부릅뜨고 대들듯이 달려든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눈이 부시다.
눈이 부시다는 것은 알고 보면
그렇게 정면으로 대드는 빛에 대한
신체적 당혹감의 반응이다.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면
누구나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남향의 빛은 부담스럽다.
북향의 창에서 마주한 빛은
빛의 뒷모습이다.
우리에게서 등을 돌리고
뒤쪽의 자태를 우리에게 내밀고 있는 것이
북향의 빛이다.
때문에 북향의 빛은 우리를 향해
정면으로 달려들지 않는다.
빛의 뒷모습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봄이 왔을 때
겨울 한 철의 추위를 한시라도 빨리 씼어내려
남으로 창을 내겠다고 한 사람이 있었지만
아늑한 느낌의 뒷모습을 내주며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은
사실은 북향의 빛이다.
정면으로 마주하고 불꽃같이 타오르고 싶다면
남향의 창으로 마주설 일이고
아늑하고 편안하게 눕고 싶다면
북향으로 창이 난 방의 문을 열 일이다.
6 thoughts on “남향의 빛과 북향의 빛”
남향집의 장점은 사계절을 보내시면 좀 더 피부로 느껴지실 거에요.
저희집은 서향이라 화초가 겨울을 못 버티곤 하거든요.
그래도 석양이 좋을 때가 많아 요즘 같이 맑은 날은 저녁 먹고 베란다에 앉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빛이 찌르듯이 들어오니까 눈이 아파서
창에 종이 하나를 덧댔어요.
지금까지 북향의 창에서만 일을 해서
이런 경우를 예상을 못한 것 같아요.
블라인드를 치려다가
그래도 들어오는 햇볕을 아예 막는 것은 그래서
일단 종이로 가리고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실은..저도 그럴것 같다는 예감이긴 했었어요
그게 그렇더라구요 대가들 전시회도 한 작가의 전시만 기획된게
볼만하더라구요 대체로…
워낙 고흐를 좋아하시니까 별밤 보고 싶으실꺼에요…
그래도 저는 세 번은 안보겠지만 한 번은 볼것 같아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림 하는 아이
샤갈전, 클림트전은 세 번이상씩 본것 같아요 그렇게 보러 가고 싶게 만드는게
대가의 힘인것 같아요^^
아…하하 맞아요 예술 분야에 감각을 걸고 사는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재편하는 그 곳 …풍미스럽긴해요
아마도… 제 경우에는 달리 말로 좋았다는 고마웠다는 행복했다는 표현을
잘 할 수 없으니까 그냥 그림으로라도 남기고 싶었어요
좋게 보아 주셔서 기분이 좋네요 고맙구요!
아무런 감정이 섞여들 틈 없이 ‘한가롭고 평화로운 한 때’
그 마음이었어요…좋은 시간이지요..
그래요 …저는 너무 좋지요 함께 구경 다니면요^^
참, 언니는 바빠지셨겠네요 월말이니….
저는 10일부터 시작해서 월말까지 바쁜 분위기이고..
원고 있으면 한달 내내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
그녀도 저랑 비슷해서 정기적인 일은 월말인데..
종종 부정기적인 일이 들어와요.
그러면 한달 내내 일해야 하기도 하고.
일을 하면 사람이 진이 빠져서 중간중간 놀아주어야 해요.
일 마무리하고 또 봐요.
‘남향의 빛은 부담스럽다’ ㅎㅎ
만물의 원리가 비슷하다고 느껴질 때 좀 신기하기도 해요
작품도 현란한 기교가 많으면 첨엔 눈에 확 들어 오는데
금방 질리지요…
뒤에서 북향처럼 은근히 등과 엉디를 따땃이 덮여주는 작품을 하고 싶은데…그게 참… 또…..
어제도 인사동에서 느낀거지만 작가마다 개인적 감성, 역량이 달라도 너무 달라요
한 공간인데….
예술의 전당 ‘고흐의 별밤과 화가들의 꿈’ 전시회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 25일까지 하던데요 언니랑 함 다녀오실 여유가 있으시면…*^_^*
예술의 전당 고흐 전시회는 별밤 하나만 볼만하다고 하더라구요.
별밤 하나라도 봤으면 싶기는 해요.
그래도 9월은 날씨 좋을 때이니 함께 여기저기 놀러다니자구요.
요즘 도토리님 그림이 좋더라구요.
어제 본 남한산성의 소나무 숲 그림도 좋구.
우리가 갔던 곳이 시로 재편되기도 하고
또 그림으로 재편되기도 하고..
그러면 그곳에 대한 감각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렇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놓아두면서
감각을 재편하는 것이 예술의 힘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