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은 여름내 손을 펼치고 살았다. 펼친 손엔 언제나 푸른 여름이 한가득이었다. 여름을 내려놓은 나뭇잎은 이젠 바싹 마른 가을을 돌돌 말아쥔다. 여름은 손을 펼치고도 손에 담아둘 수 있는 계절이었지만 가을은 돌돌 말아쥐어도 손에서 빠져나간다. 전등사 한켠의 느티나무 아래, 빠져나가는 가을을 무수한 잎들이 돌돌 말아쥐고 있었다.
4 thoughts on “말아쥔 가을”
추위와 목마름에 발버둥치다 끝내 웅크리고 겨울로 가는 나뭇잎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거리를 걷다가도 그 고통이 느껴져 마음이 편치않았는데. 가을을 말아쥐고 가는 거였군요. “이 가을의 기억들 많이 가지고 가렴.”
가을이 스산한 느낌을 피할 수가 없는데 가을숲에 가보면 나름대로 느낌이 좋은 듯 싶어요. 낙엽이 깔린 길도 사람 발자국 하나 나있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마치 아직 발자국이 찍히지 않은 눈길 같기도 해요. 마치 잔설같다고나 할까. 저는 이 맘 때의 산을 많이 좋아하는 듯 싶어요.
4 thoughts on “말아쥔 가을”
추위와 목마름에 발버둥치다 끝내 웅크리고 겨울로 가는 나뭇잎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거리를 걷다가도 그 고통이 느껴져 마음이 편치않았는데. 가을을 말아쥐고 가는 거였군요. “이 가을의 기억들 많이 가지고 가렴.”
가을이 스산한 느낌을 피할 수가 없는데 가을숲에 가보면 나름대로 느낌이 좋은 듯 싶어요. 낙엽이 깔린 길도 사람 발자국 하나 나있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마치 아직 발자국이 찍히지 않은 눈길 같기도 해요. 마치 잔설같다고나 할까. 저는 이 맘 때의 산을 많이 좋아하는 듯 싶어요.
말아쥔다는 것, 그것도 돌돌 말아쥔다는 어감이 참 좋네요.
요즈음의 산길을 걸으면서 수북히 쌓였다, 말라 비틀어져 가고 있다,
단풍이 퇴색했다, 이리저리 쓸려다닌다고만 생각했거든요.
이곳은 시인 김영태 나무 밑인데
다른 곳과 달리 유난히 잎들이 말려 있었던 것 같아요.
눈길을 끌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