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표정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7월 3일 서울 팔당의 능내리에서

하루 종일 잿빛 구름이
어디서나 똑같은 표정으로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저녁 때가 되어서야
하늘이 조금 벗겨졌다.
하늘의 구름이
바람이 잔잔한 수면을 골라
그제서야 표정이 돌아온
제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선은 하늘을 올려다보질 않고
수면 아래쪽의 구름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우리는 가끔 맨얼굴보다
거울 속의 표정에 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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