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날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8월 5일 인천 영종도의 마시안 해변에서

말은 그다지 중립적이질 못하다.
맑은 날이라고 하면 좋은 날처럼 들리고
흐린 날이라고 나쁜 날처럼 들린다.
하지만 맑은 날이라고 꼭 좋을 것도 없고
흐린 날이라고 반드시 나쁜 것도 아니다.
맑은 날엔 맑은 날의 풍경이 있고
흐린 날엔 또 그런 날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구름이 농밀하게 하늘을 메꿔
어디를 보나 빈틈없이 잿빛을 띈 날,
흐린 날이 아니라
구름의 날이라고 불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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