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햇살이 아파트 벽면에서
햇살을 환하게 밝혔다.
그렇다고 저녁 햇살이 밝힌 것이
저녁 햇살은 아니다.
나는 알고 있다.
저녁 햇살이 환하게 밝힌 것이
어떤 햇살인지.
저녁 햇살은 말해줘도 모를 것이다.
그것은 사실 동구햇살이다.
저녁 햇살은 제가 환히 밝히고도
제가 밝힌 햇살이 어떤 햇살인줄을 모른다.
저녁 햇살이 환히 밝힌 햇살을
저녁 햇살은 모르고 내가 안다.
때로 햇살은 세상을 밝히고도 세상을 모른다.
세상엔 이제 우리만이 아는 햇살이 있다.
저녁 햇살이 밝힌 아파트의 벽면에서
우리만이 아는 햇살이 환하다.
2 thoughts on “어떤 햇살”
보통은 동구아파트 또는 햇살아파트라 불렀을 텐데, 동구햇살아파트라고
지은 걸 보니, 햇살 잘 드는 동쪽이란 걸 강조하고 싶었나 봅니다.^^
저희 아파트가 동향과 남향이 반반인 듯 싶어요. 위치가 좋아 햇살 잘드는 거 하나는 정말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