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봉과 빗방울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2일 집근처 놀이터에서


철봉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물방울은
그냥 철봉을 적시고 있는 빗방울에 불과하지만
슬쩍 마음을 투영시켜
물방울로 하여금 안간힘으로 철봉을 붙잡게 하는 순간
철봉 위는 온통 아우성으로 들끓는다.
–꽉잡아! 힘 빠지면 미끄러진다!
특히나 철봉의 옆을 잡고 있는 녀석들이 더더욱 안스러워지고
철봉의 위쪽도 언제 균형을 잃을지 몰라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아래쪽으로 매달린 녀석들은
미끄러지는 녀석에 대한 불안까지 함께 안은 형국이다.
스윽, 마음을 거두어들인다.
다시 물방울이 그냥 철봉을 적시고 있는 빗방울에 불과해진다.
아무 일도 없다. 아우성도, 불안도.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부리면서, 살 수 있을까?
요 며칠 그게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철봉이 있는 놀이터로 나가 빗방울에게 다시 물어봐야 겠다.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2일 집근처 놀이터에서

7 thoughts on “철봉과 빗방울

  1. 투영시키고.. 다시 스르르 거두어 들이고..
    이미 다 맘대로 부린것 아닌감유?? ^&*

    여튼 철봉에게 물어봐 답 얻으면 공유하자구여.. ㅎㅎ^^*

    1. 전 핑그르르 돌다가 떨어져서 크게 다친 적이 있었죠.
      지난 번에 고향 친구들 만났더니 그때 제가 떨어졌던 걸 그대로 기억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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