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의 이름

Photo by Kim Dong Won
2025년 6월 24일 서울 천호동에서

능소화가 피는 시절이다. 능소화의 이름은 곧장 와닿질 않는다. 이름의 한자를 찾아보면 능(陵)은 업신여길 능이나 능가할 능이고, 소(霄)는 하늘 소이다.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이 올라가며 꽃이 피는 모양새에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이 꽃의 영어 이름은 이와는 상당히 다르다. 트럼펫 바인(trumpet vine)이기 때문이다. 트럼펫 포도란 뜻이다. 꽃의 모양이 악기인 트럼펫과 비슷해서 트럼펫이 이름에 들어갔을 것이고, 꽃이 포도송이처럼 많이 달려서 포도란 말이 따라 붙었을 것이다. 우리가 붙인 이름의 의미를 따라가면 능소화는 하늘에 닿겠다는 듯이 높이 올라가는 기세가 눈에 띄고, 트럼펫 바인이라 부르면 꽃이 필 때 트럼펫 연주를 들을 수 있다. 보는 눈이 동양과 서양이 다르다. 보는 눈은 달라도 꽃은 똑같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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