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산그림자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9월 27일 경기도 퇴촌에서

원래 세상은 하늘과 강 사이에 있었다. 그런데 바람이 자자 이제는 산과 산그림자 사이에 세상이 있었다. 바람이 잠에서 일어나 산그림자를 지우면 우리의 세상이 모두 강으로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런 일은 없었다. 바람이 잘 때마다 강으로 내려간 산그림자는 세상을 강위로 둥둥 띄워주는 부력을 산에 갖추어 주었다. 우리의 세상은 그림자가 주고 간 산의 부력에 기대어 안전했다. 햇볕에 나갈 때마다 그 세상을 사는 내게도 그림자가 있었다. 내가 땅으로 꺼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내 부력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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